[경상시론]MZ세대에 발맞춰 변화하는 온누리상품권
온누리상품권은 말 그대로 온 천지(天地), 전국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라는 의미로 지어졌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의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을 발행·유통하고 있다. 그 취지에 따라 지자체장이 인정한 전통시장과 상점가 구역에 포함된 점포만 상품권 가맹점 등록이 가능하며, 상품권 구매자는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2010년 온누리상품권 출시 이후 울산지역 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된 점포 수는 4300여개이고, 가맹률은 78.6%이다. 전국 평균 가맹률이 61.6%임을 감안하면 울산 내 전통시장 상인과 고객의 온누리상품권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온누리상품권은 설·추석 명절에 소비자들의 더욱 더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전통시장 통통’ 홈페이지에 명시된 전국 16개의 시중은행에서 상품권을 판매하고 있는데, 명절을 앞두고는 일정 기간 할인율을 높이거나 월 구매 한도를 확대해 판매한다. 온누리상품권 덕분에 소비자는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상인들은 매출이 증가해 마음이 풍족해지는, 상생(相生)하는 소비문화가 형성됐다.
그러나, 온누리상품권의 수요층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 시장의 주고객층인 주부 등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소비자들은 온누리상품권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온누리상품권이 MZ세대들에게 관심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통시장 외에 상품권을 사용할 만한 곳이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품권을 사용하기에 앞서 가맹점을 먼저 찾은 뒤, 무엇을 살지 정해야 하는 주객전도(主客顚倒) 현상이 벌어진다.
또한 결제 수단의 다양성이 부족하다. 스마트 IT 발전으로 인해 MZ세대는 모바일 결제, 카드 결제 등을 주로 이용한다. 필요할 때 그 자리에서 금액을 충전해 결제하거나 물건을 먼저 받고 나중에 지불하는 결제방식에 익숙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맹점은 종이상품권만 취급하기 때문에 미리 은행에서 상품권을 구매하고, 소지하고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는 불편한 점이 있다.
이에 중기부는 MZ세대들을 타깃으로 지난 8월29일,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을 출시했다. 소비자는 별도의 카드 발급 없이 기존에 사용하는 카드를 전용 카드로 등록할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 앱(app)을 통해 10% 할인된 금액으로 월 구매 한도 100만원까지 충전해, 카드 결제 방식과 동일하게 사용하면 된다. 판매자도 카드 결제 단말기만 있으면 별도의 장비가 요구되지 않고,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아주 편리한 방식을 채택했다.
또한 전통시장 외에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골목형 상점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골목형 상점가는 MZ세대들이 비교적 자주 찾는 먹자골목, 회센터 등을 말한다. 울산지역에는 10곳이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되어 있었으며, 올해에 북구 아진상가, 동구 방어진활어센터 등 5곳이 추가로 지정되었다. 앞으로도 골목형 상점가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누리상품권 사용처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같이 정부는 MZ세대들이 자주 찾는 점포를 가맹점으로 추가·확대하고 결제 방식을 다양화해 온누리상품권에 대한 젊은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과 같은 정부의 지원정책이 잘 만들어졌지만, 높은 성과 창출과 효율적 운영에는 상인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상인들은 상품권 구매 고객을 차별하지 않아야 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 판매와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상품권 구매 고객의 재방문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처럼 정부의 지원과 상인들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함께 한다면 MZ세대들이 즐겨 찾는 젊고 활기찬 전통시장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이종택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