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어른 조언, 충고일지 모르니 귀 기울여야”
2022-10-27 서정혜 기자
그렇다면 어떤 행동을 하면 꼰대가 되는 걸까? 요즘 ‘꼰대력 테스트’라 불리는 테스트 문항을 살펴보면, ‘명령문으로 말하기를 좋아한다’ ‘처음 만나면 나이부터 확인하고 어린 사람에게는 반말한다’ 등 나이를 무기로 무례함을 정당하게 만드는 ‘꼰대’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제대로 일이 처리되는지 보고로 확인하지 않으면 분명 문제가 생긴다. ‘알아서 잘하겠지’라며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진행되리라는 안일한 믿음은 ‘한 번 더 확인할 걸’이라는 후회를 남긴다. 효율이 떨어지는 방법으로 일한다면 올바른 방식으로 바로잡아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업무를 잘 처리하려고 했던 행동들이 어쩌다 꼰대질로만 비치게 됐을까?
또 2030세대에서는 기성세대만을 ‘꼰대’로 일컫진 않는다. ‘젊꼰’(젊은 꼰대)이라는 단어가 유행이 될 만큼 꼰대는 나이를 불문한다는 공감대가 생겨났다. 젊은 꼰대도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공감하지 못하고 비하하며 불필요한 훈계를 반복한다고 한다. 같은 또래인데다 쌓은 경험도 비슷한데 왜 젊은 꼰대가 되는 걸까? 전문가들은 ‘열등감’ ‘우월감’ ‘인정욕구’ 등 요인은 복합적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꼰대질’ 역시 일종의 갑질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MZ세대가 무섭다며 언행을 조심하는 어른들이 많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하고 싶은 말은 다한다는 MZ세대 특징은 누군가의 무례함을 너그럽게 받아들여 인정하는데 악용되기도 한다. 꼰대라는 단어의 부작용으로 말을 삼가는 중년층과 달리 윗사람 말이라면 무조건 꼰대질로 치부하는 MZ세대들이 등장하며 ‘역꼰대’라는 말도 새롭게 생겼다. 선배나 상사의 정당한 조언과 지적을 ‘꼰대질’로 치부해 소통을 차단하는 젊은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남의 말에 처음부터 선입견을 품고 수용할 고민조차 하지 않는 태도는 과연 옳은 것일까?
어쩌면 나도 꼰대다. 상대의 발전을 바라는 애정이 없다면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며 잘못을 지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결점이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면 발전 없이 그 자리에 머물게 된다. 꼰대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조언 중 상당수는 돈 주고 사지 못하는 귀중한 충고일지 모르니 열린 자세로 귀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하승연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