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제조업 체감경기 최악, 경기침체 대응책 급하다

2022-10-27     경상일보

울산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2년만의 최악 수준으로 악화됐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울산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대부분이 매출 둔화, 재고 증가, 자금사정 악화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는 “글로벌 환경은 폭풍구름이 곧 일어날 듯 취약하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이래 한번도 겪지 못한 심각한 경기침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26일 발표한 10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울산지역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1로 전월(71)대비 10p 하락했다. 2020년 9월(58)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울산지역 제조업 BSI는 지난해 7월(100) 이후 15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아 지역 기업 경기가 쉽게 호전되지 못하고 있음을 수치로 증명했다.

제조업체들은 주요 경영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상승(24.5%), 인력난·인건비 상승(19.3%), 불확실한 경제상황(13.0%) 등을 꼽았다. 전월보다 불확실한 경제상황(3.5%p), 내수부진(2.6%p)의 비중이 커졌다. 11월 울산지역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59로 전월(78)대비 19p나 낮아졌다.

울산은 우리나라 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최대의 제조업 도시이지만 고물가와 환율급등, 금리인상 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다음달 역시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업종 등을 중심으로 경기 악화는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현상은 전국적으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재고가 쌓이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에 고환율이 유지됨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력이 상당히 위축되고 있다”며 “제조 원가 부담까지 이어져 생산성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체감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소비·투자 등 실물경기를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최근 “내년 상반기가 특히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다 기업들은 최근 ‘레고 랜드 사태’로 불거진 채권파동으로 ‘돈 가뭄’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고 있다. 시중에는 벌써 자금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조업 도시 울산의 경기침체는 우리나라 산업 전체에 암운을 드리울 수 있다. 정부와 울산시는 최악상황까지 상정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 기업피해 최소화와 경기침체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