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올 겨울은 추울까
날씨가 이상하다라는 말이 일상이 된 요즘이다. 올 가을도 심상치 않다. 지난 18일 내륙 폭넓은 지역으로 올 가을 첫 한파특보가 내려졌다. 11월 하순에 나타나야 할 매서운 초겨울 추위가 불어닥친 것이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맘 때는 북쪽에서 찬공기가 확장하는데, 이번 가을엔 평년보다 10도나 낮은 상층 5㎞ 상공에 영하 20℃ 안팎의 한기가 한반도에 내려앉은 탓이다. 반면 지난 9월까지만 해도 1973년 관측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다. 한달 전 광주의 낮 최고기온이 34.5℃ 까지 오르며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였다.
지구온난화로 겨울이 따뜻해지고, 한파와 결빙일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른 가을 한파,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00년 전(1912~1940년 연평균) 여름은 98일이었지만, 최근 30년(1991~2020년)은 118일로 20일 가량 늘었다. 가을은 64일로 100년 전보다 10일 가량 짧아졌다. 겨울은 22일 줄어든 87일이었다. 가을이 짧아지고, 겨울이 따뜻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후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중간날씨가 없이 폭염과 한파와 같은 극단적인 날씨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기온상승이 가팔라지면서 중위도와 고위도의 기온차가 적어져, 북극의 찬공기를 가두는 제트기류(Jet stream)의 흐름이 약해졌다. 북극의 찬공기가 새나오는 곳은 극심한 한파가, 북극의 한기가 북쪽으로 치우치는 곳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것이다.
당장 올 겨울이 걱정이다. 대개 겨울 추위를 전망하는 시그널을 북극의 해빙과 라니냐 상황을 집중해서 보는데, 북극의 해빙면적이 감소할수록 우리나라는 이듬해 추운 겨울을, 동태평양수온이 평년보다 낮은 상태가 유지되는 라니냐가 이어지면 마찬가지로 그 해 겨울에 극심한 추위가 찾아오는게 일반적이었다. 특히 올해는 3년째 이어지는 트리플딥 라니냐로 올해 말까지 라니냐가 지속될 것으로 기후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기후변화는 늘 예상치를 빗나간다는 것이다. 11월 말까지 기온의 변동폭이 큰 날씨가 이어지겠다. 대개 체온이 1도 낮아지면 몸의 면역력은 약 30% 떨어지진다. 외부의 기온변화에 적절하게 대처가 가능하도록 가을에는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것이 좋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