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보다 비싼 경유’ 추워질수록 가격차 더 키울듯

2022-10-31     권지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유 수급난과 더불어 겨울철 경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정유업계는 미국의 경유 재고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데다 근본적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연말로 갈수록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울산지역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0.77원 내려간 ℓ당 1632.76원을 기록했다. 같은시간 경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0.12원 오른 ℓ당 1828.68원을 기록했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ℓ당 195.92원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경유보다 휘발유에 높은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이 경유보다 비싼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올해 1월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616.87원으로 경유(1438.13원)보다 178.74원 비쌌다. 그러나 2월(176.72원), 3월(101.49원), 4월(66.04원), 5월(2.76원) 등 격차를 좁혀가다 6월에는 경유(2073.64원)가 휘발유(2068.00원)를 역전했다.

이후 경유와 휘발유 가격은 7월(56.13원), 8월(102.73원), 9월(115.23원) 등 4개월 넘게 격차를 벌려가며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정유업계는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은 유럽의 경우 경유를 연료로 쓰는 디젤 차량이 많은 편인데, 신종코로나 대유행 여파로 이동이 줄자 현지 정유업체들이 경유 생산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경유 수급난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정유업계는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역전 현상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경유 수요가 늘고 있다. 또 최근 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으로 불안 심리가 자극되면서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며 “경유의 근본적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연말로 갈수록 가격 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