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혁신도시 입주기업 83% 울산소재

2022-11-01     석현주 기자

울산지역 혁신도시가 지난 10여년간 공공기관 이전 등에 힘입어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 성장에는 뚜렷한 한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혁신도시 입주 기업의 97.3%는 고용 인원이 30명 미만인 소기업이었고, 특히 입주 기업 10곳 중 8곳 가량은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이 아닌 울산 소재 기업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수도권 등 타지역 기업 유치를 확대하겠다는 혁신도시 구축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결과인 셈이다.

31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혁신도시의 성과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울산 혁신도시 내 전체 주민등록인구는 1만99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말(1만9300명)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2030년 달성하기로 한 목표치(2만명)에는 아직 못 미쳤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부산과 전북은 올해 6월 기준으로 인구 목표치(2030년)를 달성했다.

혁신도시는 수도권 공공기관 등을 비수도권으로 옮겨 기업·대학·연구소와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여건과 높은 수준의 주거·교육·문화 등 정주 환경을 갖춘 미래형 도시를 말한다. 현재까지 전국 11개 광역시·도에 원주, 김천, 대구 동구, 진주, 전주·완주, 나주 등 10개 혁신도시가 조성됐다.

울산 혁신도시 내 이전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인원 중 지역 인재의 비중은 2016년 7.3%에서 지난해 35.2%로 대폭 상승했다. 이는 목표치(27.0%)보다 8.2%p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울산 혁신도시의 질적 성장을 좌우하는 기업 관련 지표가 외적 성장 지표인 인구 등과 달리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울산 혁신도시에는 총 147개 기업이 입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혁신도시에 입주하기 전 소재지가 ‘울산’인 기업은 122개(83.0%)에 달했다. 이 비율은 전국 혁신도시 입주 기업의 해당 비율(49.5%, 총 2047개 중 ‘동일 시·도’ 기업 1012개)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다. 실제로 울산 147개사 중 수도권에서 이전한 기업은 12개(8.1%)에 불과했다. 이 밖에도 147개사 중 절대 다수인 143개사는 고용 인원이 30인 미만 기업이었다. 30~299인 기업도 4개에 불과했고, 300인 이상 기업은 없었다.

산업연구원은 울산 혁신도시의 질적 성장이 더딘 이유로 수도권 중심의 대기업이 울산으로 이전할 여건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산업연구원은 “혁신도시 시즌 1이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 및 정착에 초점을 두었다면, 혁신도시 시즌2는 공공기관의 이전 완료 후 혁신도시의 도시기능과 산업기능을 어떻게 향상시켜 혁신도시를 새로운 지역성장 거점으로 육성할 것인가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