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신불산 케이블카, 보호 가치와 개발 가치의 접점
영남알프스 신불산 케이블카는 1999년부터 논의되기 시작해 울주군의 지자체 단체장의 성향에 따라 추진과 폐지를 거듭해 왔다. 이번에 이순걸 울주군수가 20년 넘게 답보 상태인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개발 사업에 대해 “환경과 개발이 상생하는 모델로 추진,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했다.
이에 울산환경운동연합은 반대의 성명을 발표했고, 울주군은 ‘환경파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최적의 노선’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환경과 개발이 공존하는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호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즉 환경단체는 자연훼손과 환경오염을 들어 반대를 하는 것이고, 울주군은 케이블카 사업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환경과 관광의 권리를 누릴 수 있다. 환경권이란 인간이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관광의 권리도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는 1972년 비엔나 헌장을 통해 관광의 권리는 부유층과 건강한 사람만이 누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 및 장애인 등 모두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광의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개발이 뒤 따를 수 밖에 없다. 결국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은 환경의 보호 가치와 관광의 개발 가치가 상호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두 가치는 접점을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우선 환경과 관광의 가치 추구를 상호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제적으로 환경의 보호 가치는 지지 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신불산 케이블카 추진에 따른 관광 개발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첫째, 등산로는 등산객으로 인해 길이 점점 확대되고 그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로 인해 자연이 훼손되기도 하지만 케이블카는 지주 몇 개만 세워 정상에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훼손을 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앞서 관광의 권리에서 언급했듯이 걸어서 산의 정상에 오를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도 케이블카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외지 관광객들이 신불산 중심의 영남알프스를 둘러보고 울산의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려고 할 때 등산으로 하루 종일 시간을 허비한다면 이는 낭비가 될 수 있다. 즉 관광 코스의 연계성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넷째,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신불산 케이블카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유럽의 알프스, 자연관광의 대국 뉴질랜드에서도 케이블카는 돌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경남 통영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도 케이블카를 통해 그 지역의 자연을 감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고려하고, 최대한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해답은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이다. 지속가능한 관광개발(Sustainable tourism development)은 환경도 최대한 보호하고, 지역주민에게 혜택도 돌아가며, 최소한의 관광객 욕구도 충족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말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는 울주군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고와 노력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첫째, 자연환경은 당대의 것만이 아니라 미래의 세대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관광활동과 개발은 지역의 규모와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개발에 따른 편익은 방문자와 지역사회 간에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넷째, 환경의 자산 가치 측정과 수용 능력에 대해서 지속적인 연구가 있어야 한다.
시사경제용어 중에 공유가치창출(Create Shared Value)이란 용어가 있다. 기업이 특정 사업을 함에 있어 기업의 문제뿐 아니라 기후변화, 경제 양극화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면 기업의 수익 증진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개념이다.
따라서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은 지속가능한 관광개발 측면에서 추진되어야 하고, 울주군과 케이블카 사업자도 공유가치창출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결국 환경의 보호 가치와 관광의 개발 가치의 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관광경영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