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악몽’ 이태원 참사]경찰 “악의적 비방·신상 유포 엄정대응”

2022-11-01     신형욱 기자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사고 목격자 진술과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한 사이버상 악의적 비방 등에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경찰청과 국과수는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31일 오후 2시20분부터 약 1시간50분간 합동 감식을 했다.

흰 전신 보호복을 입은 감식반 관계자들은 각종 장비를 들고 이 골목과 T자 모양으로 만나는 이태원 세계음식거리까지 부지런히 오갔다. 한 직원은 골목 어귀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3차원 스캐너를 작동시켰다. 사건 현장을 컴퓨터상에서 3차원으로 구현하는 역할을 하는 장비다.

앞서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수사본부를 편성해 목격자 조사와 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사고 경위를 면밀히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목격자 44명을 조사했고 공공 CCTV는 물론 사설 CCTV까지 총 42개소 52건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며 “사고와 관련된 SNS 영상물도 정밀 분석 중으로, 추가 목격자 조사와 영상 분석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태원 골목에서 한 무리가 구호를 외치며 고의로 사람들을 밀었다는 내용 등 여러 가지 의혹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밀어”를 외치며 혼란을 야기한 인물들과 압사 사고가 벌어지는 도중에 문을 걸어 잠근 상인들까지 전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토끼 머리띠 남성의 신원이 확인됐느냐는 물음에 “목격자 조사, 영상 분석 등을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답했다.

사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와 생존자 사이에서는 누군가 고의로 밀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특히 소셜미디어에서는 ‘5~6명 무리가 밀기 시작했다’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이 밀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또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사이버상의 악의적 비방 글이나 신상 정보 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수사를 검토하겠다”며 “현재 6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런 글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나 해당 사이트의 통신업자들과 긴밀히 협조해 신속히 차단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참사로 인한 인명피해가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이라고 밝혔다.

직전 집계인 전날 오후 11시 기준 286명보다 늘어난 수치지만, 중상자는 36명에서 3명이 줄었다. 경상자는 96명에서 10명 늘었으며, 사망자는 154명에서 변동 없다. 사망자 신원확인은 완료됐다. 정혜윤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