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잦아지는 산불…부족한 임도 확충 시급하다

2022-11-02     경상일보

정부와 각 지자체가 11월1일부터 산불조심 기간에 들어갔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여름철에도 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등 산불은 계절에 관계 없이 일어나고 있다. 울산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이미 20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하반기에는 현재까지 1건이 기록됐다. 이처럼 산불은 갈수록 잦아지고 또 대형화되고 있으나 임도 개설이나 진화장비, 인력 등은 태부족이다.

산불은 한 번 나면 광범위하고 급속하게 번지기 때문에 초기 진화가 매우 어렵다. 임도가 없으면 지상접근이 곤란하고 연기와 고온, 진행방향 급변 등으로 근접 진화에 위험성이 따른다. 특히 야간산불은 진화장비 및 인력 동원의 한계로 진화에 어려움이 있어 대형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산림청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전국의 임도는 1㏊당 3.8m로, 독일·오스트리아의 평균 50m, 미국·캐나다의 9m에 훨씬 못미친다. 울산은 총 185㎞로, 1㏊당 3.67m밖에 안돼 전국 평균에도 이르지 못한다. 그나마 이 임도도 영남알프스에 집중적으로 개설돼 있어 울산 전체의 임도는 크게 부족한 상태다. 산림청은 현재 357㎞인 임도를 오는 2027년까지 3207㎞로 대폭 확충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울산에 어느 정도 배정될지는 알 수 없다.

국내에 임도가 개설된 것은 국유림의 경우 1968년부터다. 사유림은 더욱 늦어 1984년부터 개설되기 시작했다. 산림법 시행령에 임도설계시설 기준이 마련된 것은 한참 이후인 1999년 11월이다. 지난 5월31일 발생한 밀양 산불 당시 한 특수진화대원은 “진화차와 소방차 등 200여 대가 동원됐지만 임도가 없어 진화 차량이 접근할 수 없다”며 “임도만 있었더라면 벌써 진화를 마무리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성되고 있는 임도는 대부분 국유림에 국한돼 있다. 전국 산림의 74%를 차지하는 공·사유림에서 발생하는 산불에 대응하는 데에는 역부족인 셈이다. 특히 임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산림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나 임도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동의조차 받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전국 435명 중 불과 24명만이 양산국유림관리소에 배치돼 있다.

울산은 전체면적 1060.75㎢ 가운데 산림면적이 6만8001㏊에 달한다. 그래서 산불이 많이 일어나는 도시 중의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13년 발생한 언양 산불은 인근 민가를 위협할 정도로 공포스러웠다. 울산시는 지방비를 충당해서라도 임도를 확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