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한상대회, 울산 중소·벤처기업 수출 기회로

2022-11-02     경상일보

제20차 세계한상대회가 1일 울산에서 막을 올렸다. 40개국에서 2000여명의 재외동포 경제인들이 참석했다. 2020년에는 개최하지 못했고 지난해는 온라인 중심으로 개최됐기 때문에 사실상 3년만에 재개된 행사다. 동포들이긴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경제인들이 이처럼 많이 울산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울산에서 세계적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장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위주의 산업도시인 울산에서 중소기업들이 세계 진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위대한 한상 20년, 세계를 담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한상(韓商)대회는 20년간 축적된 한상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업전시회, 유통바이어상담회,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등 글로벌 비즈니스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기업전시관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울산 주력산업 중심의 31개 기업을 비롯해 식품, 뷰티, 벤처기술, 아이디어 및 트렌드, 문화콘텐츠, 의료 및 고령친화 등 다양한 분야의 130개 기업 및 기관이 전시관을 구성했다.

특히 울산지역 우수기업관을 마련해 인공지능, 바이오, 헬스케어, 신소재 등 지역 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과 울산의 대표적 식품브랜드 ‘옛간’ ‘복순도가’ ‘트레비어’ 등도 참여해 세계시장 진출 및 확대의 기회를 모색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형유통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유통바이어 상담회’도 울산 중소기업들과 청년 벤처기업가들에게 좋은 기회다. 2002년부터 시작된 세계한상대회는 지난 20년동안 35억7423만달러의 상담실적으로 올렸다. 한상대회 개최기간은 3일간에 불과하지만 세계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 지속적 효과도 기대된다.

알고보면 울산은 한상의 출발점에 함께 했던 지역이다. 울산 출신의 고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바로 한상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그는 21세에 83원을 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글로벌 기업을 일구었고 그곳에서 벌어들인 돈을 고국에 투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123층의 롯데월드를 남겼고 일본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적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던 그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신격호 회장의 특별영상이 상영됐고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이 참석해 세계 한상 속 울산의 위상을 분명히 했다. 신회장으로부터 이어받은 자긍심과 울산에서 개최된 세계한상대회를 통해 지역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발판을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