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개별공장 입지, 관리가 필요하다

2022-11-02     경상일보

경주나 양산, 김해 등 인근 지역을 지날 때 구릉지 또는 산지 지역 여기저기에 공장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비단 인접도시 뿐 아니라 울주군의 외곽지역에서도 심심찮게 이러한 공장들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개발형태는 공장이 개별적으로 입지해 개발된 것으로 계획적으로 조성되어 기업의 업종과 규모 등 기업을 관리할 수 있는 산업단지와 다른 방식으로 조성된 것이다.

이러한 공장은 단지 차원의 계획수립과 환경 검토 등의 절차가 없어 개발이 용이하다. 즉각적인 공장입지가 가능하고 공장개발 수요에 즉시 대응하며 지역 산업생산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개발행위 및 물리적 시설개발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기준을 충족하면 대부분의 공장 허가가 이루어져 자연환경을 쉽게 훼손하거나 기존 마을 및 지역과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이 조성되고 하수, 폐기물, 대기오염 등 환경관리가 어려워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도로 및 물류시설 등 기업지원 공공기반시설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개별 공장이 입지해 기업생산활동에 제약이 있을 뿐 아니라 생산물류와 기존 주민의 이동이 혼재돼 기존 주민의 생활이 위험하거나 불편해진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등록공장 현황을 보면, 2022년 9월 기준 울산지역 등록 공장의 36%가 개별입지하고 있다. 울산은 1960년대부터 국가산업단지를 개발해 항만, 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과 함께 국가중추산업의 기업이 계획적으로 입지하면서 산업도시로 성장했다. 국가산업단지내의 기업은 업종에 따라 여러 중소기업과 서플라이 체인이 형성돼 연계 기업의 입지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업지역 및 녹지지역에 개별공장이 개발됐다. 이후 공장의 입지 및 업종관리와 산업육성 전략에 따른 기업지원 등을 고려해 2000년대에 이르러 일반산업단지를 조성, 공장용지를 공급하고 공장의 계획입지를 유도했다.

계획적 공장입지가 이루어진 시기 이전에 개별적으로 입지한 공장은 개발단계에서부터 산업지원시설 및 공공기반시설이 부족했고, 개발 이후 산업시설이 지속적으로 노후화되고 있으나 체계적인 관리와 정비가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에도 저렴한 토지에 쉽게 공장을 건축하기 위해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공장의 개별입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인접도시보다 개별공장입지 기준이 다소 강한 것이 지역 산업 성장을 저해한다는 인식 하에 개별공장 개발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개발기준을 완화하려는 요구가 있다.

그러나 개별공장의 개발은 당장의 공장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공장개발 비용을 절감해 산업생산 효율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나, 난개발을 초래하고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며 도시경관문제, 환경문제, 교통문제 등을 유발해 장기적으로는 공공의 도시공간관리 비용을 증대시키고 산업생산성을 저하시키며 지역주민의 정주환경의 질을 악화시키게 된다.

개별공장의 입지수요가 큰 지역은 토지가격이 저렴하거나 타 기업과의 연계성이 우수한 지역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개별입지 수요를 잘 반영하되 생산지원시설과 공공기반시설을 갖춘 공장용지를 계획적으로 공급해 기업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인접지역 기능과 상충되는 지역에 개별공장이 개발되지 않도록 난개발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과거 산업성장기에 개발된 개별공장 시설이 점차 노후화되고 지역환경문제가 발생하며, 미래신산업으로의 전환에 대응하지 못하는 개별공장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기반시설의 확충 및 정비와 생산활동지원 및 복지기능의 지원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산업도시는 공장 개발이 쉬운 도시가 아니라 산업생산기능과 정주환경이 조화롭게 조성돼 산업생산효율성과 시민정주성이 함께 갖추어지는 도시이다.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도시계획기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