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2023년 입주예정 아파트 분양권 ‘마피’ 속출

2022-11-04     석현주 기자
기사와

지역 내 아파트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분양권 가격이 분양가를 밑도는 매물이 늘고 있다. 특히 내년에 3200여 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는 울산 동구에서는 ‘무피(無 프리미엄)’는 물론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도 속출한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울산 동구 지웰시티자이2단지 전용 84㎡ 분양권이 지난달 4억3635만원(7층)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단지의 8층 이하 저층 매물이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5억~5억5000만원대 가격을 유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1억원가량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2020년 12월에는 6억9270만원(20층)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2020년 청약 당시 1만5000여 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6.86대 1을 기록했다. 그런데 지금은 부동산경기 악화 전망에다 금리까지 크게 치솟으면서 급매물이 쏟아져나오고, 최고 2000만원 ‘마피’도 등장했다.

인근의 KCC스위첸 분양권 역시 지난해에는 1억원가량 웃돈을 줘야 살 수 있었지만, 현재 3000만원 마피 매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입주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높아진 금리 인상으로 잔금 부담이 커지면서 급매물 처분에 나선 것이다.

지웰시티자이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추석 무렵부터 가격이 빠지기 시작했고, 최근들어 문의도 부쩍 증가했다. 그러나 로열층은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마피’ 대부분이 저층이나 비선호 라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수자 대부분이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매수자들은 지금이 기회라는 판단으로 매수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주 시기가 다가오자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바빠졌다. 이 때문에 동구지역 ‘빅3’로 불리는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세도 뚜렷해졌다.

지난달 중순 전하아이파크(84㎡)가 3억6500만원(3층)에 거래됐다. 5억2000만원(10층)으로 최고가를 찍은지 1년만에 1억5500만원이 빠진 것이다. 해당 단지 동일 면적에서 3억원대 거래가 나온 것은 2020년 11월(3억9500만원) 이후 처음이다.

신규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기존주택 처분에 나섰지만,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전세가격까지 하락세를 타고 있어 입주 예정자들의 시름이 더 깊어졌다.

이날 기준 지웰시티자이 2단지의 최저가 전세 매물은 2억8000만원이다. 잔금 일자를 맞추기 위해 전세를 놓는다고 하더라고 1억4000만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분양과 입주 물량이 대거 몰려 있는 지역에서 분양권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상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울산시지부 동구지회장은 “부동산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기존 주택 처분이 쉽지 않아지자, 손해를 보고라도 분양권을 팔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도 입주시점에서는 더 많은 물량이 나올 것이고, 잔금을 치르기 전까지는 하향조정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