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 울산 동구에 개소, 진출입로도 없이 건물만 덜렁 준공
2022-11-04 오상민 기자
해수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함께 추진하는 ‘자율운항선박 핵심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된 센터는 울산시 동구 고늘로 77 일원에 연면적 1278㎡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육상 통합 성능 시험실, 통합 모의 실험실, 해상 관제실, 시운전실 등이 들어선다. 특히 25m급 시험선과 1800TEU 급 컨테이너선의 기술실증과 시범운영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센터는 그러나 진출입로가 확보되지 않아 민간 사유지를 통해 가야 한다. 심지어 인근 기업 관리소에 차를 세우고 용무를 말해야 하는 등의 이용불편도 예상된다. 진출입로는 2025년 12월에나 준공될 예정이다.
이러한 불편은 센터 준공에 맞춰 진출입로를 계획안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새로 지어질 진출입로는 도로 폭이 15m 정도로 시에서 관리하는 수준인 20m보다 작아 구에서 만드는 것으로 돼있다”며 “구와의 협의를 통해 사업비 분담률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센터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인 고늘로는 도시계획상 도로가 아닌 현황(현행) 도로로 국가 소유와 민간 소유가 섞여있다. 도로의 총 연장 578m 중 동구가 관리하는 도로는 70~80m 정도로 약 80%가량이 인근 기업의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개장까지 새로운 도로를 내지 못해 사유지를 통해 통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동구는 센터까지 새 도로를 내기 위해서는 46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5년 12월까지 4단계로 나눠 공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현재는 센터 입구 40m인 1단계만 완성이 된 상태다.
하지만 고늘지구 인근에 대왕암 해상케이블카 종점역이 내년부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블카 준공 예상일까지도 관련 도로를 개설하지 못해 사유지를 통해야 한다.
홍유준 울산시의원은 “시는 건물을 짓는 것만 우선시하고 있다. 시에서 중요 공공시설 및 관광시설을 지으면서 도로 문제는 뒷전”이라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도로같은 주변 기반 시설은 갖추지도 못했는데 거점지만 우선적으로 만든 것은 순서가 거꾸로다”면서 “20m 미만은 구에서 해야 한다는 명분을 버리고 울산시는 시차원에서 시민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도로를 빨리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구 관계자 역시 “동구의 재정자립도는 18%에 불과해 가용 예산이 적은만큼 시에 지속적인 예산 요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