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재단 + 문화재단’ 울산문화관광재단 내년 출범, 울산지역 문화계 ‘기대반 우려반’

2022-11-07     전상헌 기자
내년 1분기 울산문화재단과 울산관광재단을 통합한 울산문화관광재단 출범을 앞두고 울산지역 문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울산시는 울산연구원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 방안 연구 용역’ 결과에 따라 전체 13개 공공기관 중 유사·중복 기능을 가진 기관을 통폐합해 9개로 줄여 예산 절감에 나선다는 방침(본보 11월3일자 1면 보도)을 지난 2일 밝혔다.

이 가운데 울산관광재단과 울산문화재단은 서비스 대상과 수혜 대상이 같거나 추진 방향이 유사한 사업이 다수 포함돼 있어 통폐합 대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통합 방식은 출연금이 많은 울산관광재단(26억6100만원)에 울산문화재단(21억3200만원)이 흡수된다.

지역 문화계는 울산의 발전을 위해서는 통합에 대체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기존 문화재단의 운영 방식이 콘텐츠 개발보다는 예술인 공모 사업 지원금 배분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계 A씨는 “유사한 기능을 가진 두 기관이 통합해 울산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다만, 지금처럼 정해진 예산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통합의 의미가 없다”며 “관광·문화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예산 운영에 대한 자율권을 줘야 효율성을 위한 통합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문화계 B씨는 “통합으로 인건비와 운영비 등이 절약된다. 예술인에게 내실을 기한 지원이 더 돌아갈 수 있고, 시민도 더욱 수준이 높아진 작품을 감상할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서류 작업만 잘하는 예술인 지원이 아닌 원로 등에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통합될 재단에서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고 통합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만, 대다수의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관광재단 주도의 문화재단 흡수 통합 방식에 있어 지역 문화계가 소외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여기에 관광과 문화를 통합한 재단을 운영하는 광역 지자체는 전남이 유일하고, 7개 특·광역시에서는 울산이 최초이기에 비교 대상이 없어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지역 문화계 C씨는 “재단 운영의 전체 틀을 관광에 맞추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해 연예인 주도의 행사만 만들고 지역 예술인은 곁다리로 출연시키는 형태는 반대한다”며 “울산의 자연경관이 전국에서 손꼽히더라고, 문화라는 콘텐츠가 입혀져야 사람들이 즐겨 찾고, 머물며 즐기는 관광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과 지역 문화예술이 꽃피우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연말까지 통폐합 대상 기관들의 조례를 개정하고 기관별로 청산 절차를 거치게 되면 내년 1분기 중으로 통합을 마무리한 뒤 재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관장은 승계 기관장을 유지하거나 새 기관장을 선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