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더 힘들다” 울산 연말 분양 늘어나

2022-11-08     석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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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분양시장이 더욱 침체될 것으로 보이면서 울산지역 건설사들이 연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섰다.

종전까지 소화되지 못한 미분양 물량이 이미 적체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1000가구 이상이 더 분양된다. 분양 시기를 미루며 버티던 건설사들이 본격적인 물량 털어내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직방 조사에 따르면 울산지역에서 이달 일반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총 4개 단지 1022가구다. 단지별로는 △남구 신정동 빌리브리버런트 311가구 △남구 신정동 힐스테이트문수로센트럴1단지 301가구 △남구 신정동 힐스테이트문수로센트럴2단지 301가구 △중구 복산동 번영로서한이다음프레스티지 109가구 등이다.

현재 울산지역 분양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9월 기준 지역 미분양 주택은 1426가구다. 연초(395가구) 대비 1000가구 이상 증가했으며, 2016년 5월(1609가구) 이후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상황이다. 3분기 울산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도 66.3%에 그쳤다.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100.0%)와 비교해 33.7%p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울산 남구에서 분양한 ‘문수로 금호어울림 더 퍼스트’는 398가구(특별공급 미달 포함) 모집에 72명만이 신청, 326가구가 미달됐다. 앞서 ‘울산KTX 우방 아이유쉘 퍼스트’는 342가구 모집에 292가구가 청약자를 채우지 못했다. 1순위 청약에서 10채 중 9채가 청약자를 채우지 못하고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갔지만, 이마저도 미분양으로 남게 됐다.

불황이 깊어진 가운데 분양이 오히려 늘어나는 것은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더 이상 연기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시장 경색으로 자금 유동성이 악화되자, 건설사들도 일단 물량을 털어내자는 분위기다. 정부의 규제 지역 완화 등을 기대하면서 일정을 재차 연기한 일부 건설사도 있지만 대부분 연말·연초를 넘기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다.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은 “지역 분양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감수하고서라도 청약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현금 유동성 확보 등으로 분양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면서 “분양을 미뤄봐야 뾰족한 수가 없어 늦어도 내년 초까지 분양 물량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졌지만, 원자잿값 인상세가 지속되는 만큼 신규 분양가격 하락은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면서 “실수요자들은 입지경쟁력, 가격, 브랜드가치, 발전가능성 등을 꼼꼼하게 따져서 선별적으로 분양시장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달 전국 69개 단지에서 5만2678가구(임대·사전청약 물량 제외)가 공급되는 가운데 4만2096가구가 일반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총 분양 예정 가구 수와 일반분양 가구 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53%(1만8264가구), 38%(1만1626가구) 증가한 것이다.

올해 9월 말 조사된 10월 분양 예정 사업지는 74개 단지, 총 5만9911가구, 일반분양 4만7534가구였다. 하지만 최근 재조사 결과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49개 단지, 총 3만1134가구(공급실적률 52%), 일반분양 2만8693가구(공급실적률 60%)로 나타났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