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용접공 1150명 입국 차질, 인력난 숨통 기대 조선업계 비상
2022-11-08 석현주 기자
7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당국은 한국 조선업계에서 근무하기 위해 출국 예정이던 자국민 1100여명에 대한 출국 허가 승인 관련 재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 인력 중개 업체가 베트남 노동부 승인을 누락하거나, 학력·경력 등 인적사항 정보를 허위로 제출한 데 따른 조치다. 이들 인력 규모는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조선업 관련 외국인 근로자(3880명)의 28% 수준이다. 출국 재심사를 받고 있는 1100여명 가운데 울산지역 조선 사업장에 투입될 인원은 100명 가량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E-7비자는 입국 절차가 까다롭고, 일부 검증되지 않은 현지 중개 업체들로 인해 이를 색출해내기 위한 재심사로 판단된다. 당장 내일이라도 출국 승인이 난다면 금방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태국,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에서도 인력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인력 외 다른 국가에서도 15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기량 검증을 마치고, 연내 입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외국인근로자 모집 시 현지에서 정부 공증을 통해 학력, 경력 등을 철저히 검증하고, 엄격한 기량 검정을 통해 E-7 비자에 적합한 숙련 기술인력을 선발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와는 무관하지만, 당사 역시 향후 베트남에서 인력을 수급할 계획인 만큼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입국해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100여명가량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연말까지 태국에서 300여 명이 추가 입국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업계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용접공과 도장공에 대한 전문인력 비자(E-7) 쿼터제를 폐지했다.
이번 베트남 인력 입국 차질 역시 베트남 현지 당국의 승인을 빠뜨리고 절차를 진행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해외 인력중개업체가 인력을 모집해 현지에서 기량 테스트를 마무리하면, 베트남 노동부와 법무부 등의 심사를 받게 된다. 이후 국내에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예비추천서 발급, 산업통상자원부의 추천서 발급, 법무부 심사를 거쳐 근로자가 입국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정부 관계자는 “E-7 비자 베트남 용접공 도입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주한베트남 대사관, 베트남 정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며, 태국·인니·스리랑카 등의 국가로부터 인력수급도 동시에 추진 중”이라면서 “이와 동시에 국내 구직자를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