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난방용품 올바른 사용으로 안전한 겨울 나기
높은 산, 깊은 계곡에서 시작한 단풍이 어느덧 창문 너머 집 앞까지 찾아왔다. 나무 아래 자꾸 쌓여만 가는 낙엽을 보며 이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한다. 급작스레 쌀쌀해진 날씨에 사람들은 자연스레 따듯함을 찾기 시작하며 이때부터 소방서도 차츰 바빠지기 시작한다.
소방서에서는 추위가 시작되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하고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하는 등 화재예방 및 인명피해 저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 화재통계를 살펴보면 전체 802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그중 겨울철(12월~2월)에 30%(238건)의 화재가 발생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화재요인으로는 부주의 51.7%(416건), 전기적 요인 21%(172건), 화학적 요인 1.5%(12건), 제품 결함 1.4%(11건) 순이다.
사람의 실수 등으로 발생하는 부주의를 제외하면 일상생활 중 대부분의 화재가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그 비율이 높다. 겨울철에 특히 그 빈도가 높아지는데 이는 겨울철에 많이 사용하는 전기난방용품(전기장판, 전기히터, 전기열선)의 무분별하고 부주의한 사용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면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알아야 할 겨울철 난방용품의 올바른 사용 방법과 겨울철 전기안전 수칙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난방용품 구입 시에는 전기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른 안전인증(KC마크)을 받은 난방용품인지 확인 후 구입해야 한다. 난방용품 대부분 소비 전력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개별 콘센트에 연결하고 안전장치(타이머 등)가 있는 기기를 사용하도록 한다. 둘째, 전기히터 주변에는 탈 수 있는 가연물을 두지 않도록 한다. 전기히터는 수건, 옷 등 가연물과 접촉하거나 복사열로 인해 불이 나는 경우가 많다. 전기히터의 강한 복사열은 소파나 방석 같은 가연물질이 직접 닿지 않고 가까이에 있어도 쉽게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기히터를 사용할 때는 가연물을 주변에 방치하지 말고 사용한 후에는 반드시 전원을 끄도록 한다.
셋째, 전기장판은 적정온도에 도달하면 설정된 온도를 낮추고 장판 위에 이불 등을 장시간 깔아놓지 않도록 한다. 열이 축적되면서 전기장판 내부 온도가 과열돼 화재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전기매트 위에서 두꺼운 이불을 사용하는 것 또한 주의하여야 한다. 그리고 사용 후 보관할 때는 접어서 보관하지 않고 다시 사용할 경우는 1~2일 정도 작동의 이상 여부를 확인한 후 사용하도록 한다. 넷째, 화목보일러는 불연재로 구획된 별도의 공간에 설치해야 한다. 보일러 주변에는 땔감 등 탈 수 있는 가연물을 쌓아두지 않도록 한다. 또한 나무를 태우고 남은 재는 바람에 날려 다른 곳에서 다시 발화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 후에는 반드시 물을 뿌려 소화해야 하고 주변에 소화기를 비치하도록 한다.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화재 등 안전사고는 나와 무관하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스스로의 안전은 스스로가 지킨다는 강한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평소 화재위험 요소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 세심한 주의를 생활화하는 것이 나와 우리 가족, 이웃 모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박중규 울산동부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