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백해무익 담배, 구강암 부른다

2022-11-09     경상일보

요즘 TV에서 한참 유행하는 광고가 있다. 바로 금연 캠페인의 일환인 노담 캠페인이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흡연을 예방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NO 담배’라는 뜻이다. 2012년도 청소년 전체 흡연율은 11.4%였으나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여 2021년에는 4.5%를 기록했다. 성인 전체 흡연율도 2012년도 25.8%에서 2020년 20.6%(남자 34%, 여자 6.6%)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2월부터 담뱃갑 경고 그림, 문구 표기 지침도 더 섬뜩해진다고 한다.

흡연은 치과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입안의 혀, 혀 밑바닥, 볼 점막, 잇몸, 입천장, 구치 후방 삼각부위, 입술, 턱뼈 등에 발생하는 구강암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2021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9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5만4718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했는데, 그 중 구강암은 남녀를 합쳐서 730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3%를 차지했다. 남녀의 성비는 1.9대 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남녀를 합쳐서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28.4%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5.6%, 50대가 18.1%의 순이었다.

이런 구강암의 위험요인으로는 첫 번째로 흡연을 들 수 있다. 그 외에도 음주, 영양, 바이러스 감염, 잘 맞지 않는 보철물이나 경사된 치아 등에 의한 구강 점막의 기계적이고 만성적인 자극, 구강 내 위생 불량 등도 구강암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암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구강암에 걸릴 위험성이 2배 이상 된다고 한다. 구강암 환자의 약 72%가 흡연자였으며 이 중 약 60%가 하루에 한 갑 이상의 흡연을 했다는 보고가 있다. 남성의 발병율이 여자보다 2배나 더 많은 것도 남성의 흡연율이 여성보다 훨씬 높은 것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할 경우에는 상승효과가 나타난다. 흡연과 음주를 과도하게 하는 사람의 경우 구강암이 발생할 확률이 약 30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말 연시를 앞두고 코로나19 때문에 갖지 못한 모임들이 잦아질 것이다. 술자리가 많아지는 이 때 한번쯤 구강암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구강암의 일반적인 증상은 3주이상 지속되는 궤양성 병변이다. 혀나 볼 점막, 입천장, 입술 등에 발생하는 궤양은 구내염 같은 염증성 병변이 가장 많아 1~2주 정도이면 심한 통증도 사라지고 궤양도 없어지지만, 3주 정도가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궤양은 단순한 염증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가 갑자기 흔들리거나, 이를 뽑은 후 상처가 아물지 않는 경우도 의심해 볼 만 하다. 치주질환으로 치조골이 흡수되어 흔들리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갑자기 이가 심하게 흔들리면 잇몸에 발생한 암에 의한 증상일 수 있다. 또한 이를 뽑으면 대부분 2주면 아물지만 한 달 이상 이를 뽑은 자리가 아프고 아물지 않는다면 이것은 단순한 염증보다는 구강암에 의한 증상일 수도 있다. 특히 윗니를 뽑고 아물지 않거나 심하게 아프다면 상악동이나 위턱에 발생한 암일 수도 있으므로 단순한 염증으로 생각하고 지체하기 보다는 전산화단층촬영 등의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염증성 병변과 동반된 통증이나, 간혹 구강내 암이 발견되기 전에 목의 혹이 먼저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주로 턱 아래에 혹이 생겼는데 크기가 줄어들거나 없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이 구강암도 생활습관의 개선과 지속적인 검진 과정을 통해 발병율을 낮출 수 있으며, 조기 발견을 통해 치료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구강은 잘 보이는 부위이기 때문에 복잡한 검사(내시경 검사 등) 없이 의사의 육안 검사나 촉진 등을 통해 쉽게 발견할 수 있으므로 40세 이상의 성인으로서 흡연과 술을 많이 하는 경우 주기적인 정기 검진을 받고 그에 따른 예방 치료를 하기를 권한다.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