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가을, 계절의 시계를 돌리다
우리가 통상 겨울이라고 칭하는 시간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다. 하지만 태양의 위치에 따라 계절을 구분하는 24절기에서는 입동인 11월 초부터를 겨울로 본다. 지난 월요일 입동절기를 보낸 지금은 이미 겨울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2월21일인 동짓날을 겨울로 보는 천문학적인 관점의 겨울은 아직 시작하려면 멀었다. 기상학적인 기준은 어떨까? 일 평균기온(보통 오전 10시 기온)이 영상 5도 이하인 날을 겨울의 시작으로 보는 기상학적 겨울은 생각보다 춥다. 지난 주말 다시 찬공기의 쌀쌀함이 맴돌았지만, 여전히 일 평균기온으로는 10도 안팎 수준이다. 울산지역의 기상학적인 겨울은 보통 12월4일쯤 시작된다.
여러 지역에서는 입동 무렵에 날씨점을 치는 풍속이 있다. 이를 ‘입동보기’라고 한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입동 전 가위 보리’라는 말이 전해진다. 입춘 때 보리를 뽑아 뿌리가 세 개면 보리 풍년이 든다고 점치는데, 입동 때는 뿌리 대신 잎을 보고 점을 친다. 입동 전에 보리의 잎이 가위처럼 두 개가 나야 그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다. 제주도 지역에서는 입동날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겨울에 바람이 심하게 분다고 여겼다.
뜨거웠던 여름에서 차가운 겨울로 향하는 가을, 일교차가 큰 날들이 이어지면서 겨울맞이가 쉽지 않다. 항상 36.5℃의 체온을 유지하려는 우리 몸은 외부의 1℃라는 작은 온도에도 크게 반응한다. 기온의 오르내림이 크고 자주 반복될수록 신체가 감당해야 할 스트레스는 그만큼 커진다. 아주 추운 날보다 환절기에 감기환자가 더 많아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계절과 계절이 교차하는 요즘에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옷차림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의복은 주위 기상 조건에 따라 보온, 증발 그리고 환기 작용에 의해 체온을 쾌적하게 유지시켜 주는데, 이렇게 인체와 의복 사이에서 형성되는 기후를 ‘의복기후’라 일컫는다. 쾌적한 ‘의복기후’란, 피부와 의복의 가장 안쪽 표면 사이에 생긴 공기층의 기후 조건이 기온 32℃, 습도 50%, 25cm/s 전후의 공기 흐름 상태를 말한다. 맵시도 나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적절한 옷차림으로 쾌적한 ‘의복기후’를 형성해 건강한 겨울을 맞이하자.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