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부동산침체에도 분양가는 고공행진

2022-11-17     석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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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든 가운데 울산지역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1년간 지역 아파트 분양가격이 27%가량 상승하며,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하자, 청약통장 가입자수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말까지 신규 공급 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향후 지역내 미분양 물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개한 10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울산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당 549만2000원으로, 3.3㎡당 181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당 430만3000원) 대비 27.66% 상승한 것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울산지역 분양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울산은 1년새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1420만원에서 1812만원으로 390만원이나 올랐다. 34평 아파트를 분양받는 다고 가정하면 최소 6억1608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지난해(4억8280만원)보다 1억3328만원이 더 필요해지는 셈이다.

전월인 9월 분양가격과 비교해도 3.3㎡당 1793만2000원에서 1812만4000원으로 1.07% 올랐다. 10월 울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1.08%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분양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자, 청약시장도 냉각기에 접어들었고, 급기야 지난달엔 청약통장 가입자수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내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총 52만9820명으로 전월 대비 1964명(-0.4%) 감소했다.

통장 유형별로는 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9월 53만1784명에서 지난달 52만9820명으로 1964명(0.4%) 감소했다.

현재 4대 청약통장 유형(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가운데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2015년 이후 여러 형태 통장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일원화했다.

9월과 비교해 지난달에는 청약저축(3861명→3833명), 청약부금(2678명→2667명), 청약예금(9674명→9619명) 가입자 수도 일제히 줄었다.

집값 급등기에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어 ‘로또청약’으로 통했지만, 올해 들어 금리 인상 기조와 집값 하락 우려로 청약의 매력이 줄면서 통장을 깨는 가입자 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

더불어 치솟는 기준금리에 발맞춰 시중 예·적금 이자가 오르는 것과 달리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는 국내 기준금리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무는 점도 이탈을 가속하는 요인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주택청약저축 금리를 6년 3개월 만에 1.8%에서 2.1%로 0.3%p 인상하는 안을 발표했으나, 인상 후에도 5%대인 시중은행 예금금리와 비교하면 금리 격차는 여전히 크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 청약이 무주택자에겐 내집 마련을 위한 ‘주거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최근 들어 신규 분양에 대한 메리트가 줄고 있다. 또 청약통장 이율이 낮은 것도 하나의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