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미래도시, 네옴시티

2022-11-21     경상일보

20여 년 전 ‘U(유비쿼터스)-시티’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스마트시티는 이제 새로운 개념의 미래형 도시를 일컫는 말로 자리를 잡고 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도시 생활에서 이슈가 되는 주거문제, 이동, 교통문제, 환경 및 시설문제 등을 해결해 시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그야말로 ‘똑똑한 도시’를 일컫는다. 최근 4차 산업혁명 기술발달의 고도화로 신도시를 중심으로 설계, 추진되어 오던 스마트시티가 기존의 도시에도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도심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에너지 환경, 문화쇼핑, 일자리 및 거버넌스 등의 분야로 확대되어 적용, 활용되어 가고 있다.

최근 방한한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의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스마트시티를 넘어선 미래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우선 야심찬 미래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 총사업비가 5000억 달러(약 710조 원)에 달한다는데 놀랍기 그지없다. 물론 프로젝트 추진 배경은 석유에만 의존하던 사우디 경제를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해 중장기적으로는 탈석유화를 통한 국가 경제 건설에 있다고 보이지만, 미래도시 설계의 개념은 정말 대단하다. 프로젝트 내용을 보면 꿈의 미래도시가 펼쳐진다. 우선 도시 규모가 거대하다. 도시 길이만 170㎞이고, 서울의 44배 넓이인 2만6500㎢, 인구 900만명 규모의 초대형 신도시이다. 여기에 탈석유 친환경 에너지 생산시스템을 거대한 거울과 온실로 조성해 태양열 발전과 전기생산에 활용하는 시스템 구축이 포함되어 있다. 탄소배출 제로,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도시 에너지, 환경 구조이다. 또한, 도시조성의 근간이 되는 거대한 산업기지 건설이 포함되는데, 해상 부유식 첨단산업단지 ‘옥사곤’과 친환경 산악관광도시인 ‘트로제나’가 그것이다.

옥사곤은 전 세계 물동량의 13%가 통과하는 수에즈 운하에 인접한 해상 산업단지로, 기후변화에도 대응하는 폭 7㎞의 세계 최대규모 부유식 구조물로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이곳에다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소와 공장 등을 유치해 직선형 도시 ‘더 라인’ 주민들의 일터로 삼고, 이 곳을 미래 사우디의 첨단 과학 기술을 책임질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또한 트로제나는 ‘더 라인’ 주민들의 휴식 공간이자 레저 활동을 즐기는 곳으로 활용된다. 사막인 이 곳에는 스키를 탈 수 있는 스키장도 건설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관광산업 기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한다. 도시의 설계가 산업기지 조성과 연계해 이루어지는 구조이다.

네옴시티의 3가지 설계 개념이자 구조인 ‘더 라인’ ‘옥사곤’ ‘트로제나’는 미래도시의 5대 문제인 주거, 환경, 산업, 교통, 건강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고 있다. 이미 도시 전체가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으로 설계되어 있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의 첨단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시티로 조성이 된다.

더불어 각종 생활 편의시설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조성되고, 지하도로와 고속철도 및 첨단 모빌리티 환경하에 교통망이 구축된다. 거기에다 첨단 산업 중심의 산업도시 생태계도 어우러져 구축된다 하니 그야말로 꿈의 미래도시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네옴시티 건설 관련 도시 인프라 및 운영체제 구축의 모든 분야에 경험을 갖고 있거나 요소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 기업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참여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축적된 미래도시 건설의 기술과 노하우가 크게 활용되길 갈망해본다.

아울러 국내 스마트시티 또는 미래형 도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겠다. 특히 지역의 도시는 미래형 스마트시티로 개발,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도시 경쟁력을 강화할 중요한 기회라는 점에서 첨단 기술기반 도시 재설계, 재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호수 동서대학교 교학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