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늪’에 빠진 울산 삼산웨딩거리
2022-11-22 강민형 기자
21일 찾은 웨딩거리. 입구의 조형물을 지나 거리로 들어서자 2개 건물에 1개 업체 꼴로 임대종이가 붙어있다.
폐업한 대부분의 업체는 여행·예물 등 예식 관련 업체다.
거리에는 불법주정차로 웨딩 벽화가 가려져 포토존으로 접근이 어렵고 거리 바닥에 그려진 그림은 반쯤 지워진 상태다.
인근 상인 A씨는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웨딩업체가 많이 빠져나가거나 문을 닫았다”면서 “최근 인근 웨딩홀까지 문을 연달아 닫으며 분위기가 확실히 예전같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 올 초 폐업한 JS웨딩홀의 문은 굳게 닫혀있고 맞은 편 주차장 자리에는 모델하우스가 들어서있다.
2013년 조성된 삼산웨딩거리는 길이는 220m, 면적은 2576㎡로, 초기 웨딩거리페스티벌 등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올해만 남구 예식장 3곳이 문을 닫는 등 급격히 활력을 잃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겹친 지난 3년간 웨딩테마공원의 야외 예식 등 행사가 전무했다.
결혼 인구 감소에 중구·북구·울주군 등 타 지역에 예식장이 경쟁적으로 생겨나면서 울산을 대표하는 웨딩거리라는 상징성도 희미해져가는 상황이다.
또 예식 형태가 예식장에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가 묶인 형태로 진행돼 웨딩홀 내부에 입점해있는 연계 업체 이용이 많아지면서 웨딩거리 방문자가 크게 줄면서 임대 등 공실율이 증가했다.
2017년 웨딩 관련 업체는 63개였으나 올초에 남은 업체는 31개다.
상인들도 행사 대신 대안 마련을 통한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기적인 계획없이 유지·보수로 예산만 낭비할 것이 아니라 거리 활성화를 위한 타개책 모색, 빈 공간 활용과 다른 특화거리로의 조성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구는 올해 시설물 개보수 3000만원, 공공요금 240만원 예산을 책정하고 일단 유지·보수를 하면서 공실에 입점하는 청년 상인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구 관계자는 “기존 거리 성격과 시설·리모델링한 볼링장 등을 활용해 유동 인구를 늘리고 청년 상인을 입점시켜 청년층을 타깃하는 상생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상권 조사 등 상인회와 지속 협의해 거리 활성화를 논의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