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차전지 산업, 울산에서 붐 일으킨다
울산이 이차전지 소재산업의 생산거점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울산시와 (주)후성은 22일 1200억원대 ‘이차전지 전해질 생산시설 증설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후성은 생산시설 증설과 함께 인력 채용 시 울산시민을 최우선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앞서 울산시와 고려아연은 지난 4일 1조원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생산공장 신·증설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차전지 시장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앞으로 어느 도시, 어느 국가도 선두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의 44.1%를 점유하고 있으나 중국 이차전지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시장점유율이 점차 줄고 있다. 정부는 K-배터리의 글로벌 주도권 강화를 위해 지난해 7월 ‘2030 이차전지 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했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이 국내 최고의 이차전지 산업 거점으로 발판을 굳히고 있는 것은 울산이 이차전지 소재산업의 생태계를 창출하는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테크노파크 등에 따르면 울산은 석유화학·조선해양·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이차전지를 산업현장에 직접 적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울산지역에는 전지제조사, 소재·부품기업 등 다양한 기업들이 위치해 전지산업의 최적 조건도 갖추고 있다. 울산시도 지난해 10월 ‘울산 전지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해 전지산업 지속 성장 6대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울산시가 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2022년도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 지원센터 구축사업’를 따온 것은 천군만마의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차세대 이차전지’는 기존 상용 이차전지인 리튬이온전지 등이 갖고 있는 화재·폭발 위험성을 극복하고 고성능, 고안전, 경량, 친환경을 실현할 수 있는 ‘전고체전지’ 등을 말한다. 이번 사업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울산차세대전지연구개발센터가 주관하고, 울산테크노파크, 울산과학기술원, 울산대학교가 참여한다. 울산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이차전지 전주기 종합지원 기반을 마련하고, 이와 관련된 글로벌 강소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연 20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번 고려아연과 후성의 대규모 이차전지 투자는 울산의 산업을 재편하는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들의 계속적인 투자와 상용화 지원센터 등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