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예고 출신 임채문, 명문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입단, “아시아인 최초 더블베이스단원 감개무량”
“아직도 런던 심포니의 첫 아시아인 더블베이시스트가 됐다는게 믿기지 않아요. 입단 소식을 듣고도 합격 통지서를 20번이나 다시 봤어요.”
울산예술고등학교 출신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27)씨가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에 단원으로 입단했다. 임씨는 울산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뒤 독일로 유학, 베를린 국립예술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퀼른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에 재학 중이다.
임씨는 “10년 전인 2012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LSO와 사라장의 협연을 봤다. 그때만 해도 연주자로 저 무대에 함께 설 수 있을까 하는 꿈만 같은 생각을 가졌는데 단원이 돼 함께 하게 돼 너무나 기쁘다. LSO와 운명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떨린 마음을 전했다.
임씨는 초등학교 5학년때 취미로 클라리넷을 접하면서 음악을 시작했다. 이후 더블베이스로 전향했다.
그는 “어릴적부터 체격도 크고 해서 더블베이스를 하기에 신체적으로 유리했던 부분도 있었던것 같다. 무엇보다 더블베이스를 처음 잡을 때부터 울산시향에서 활동하셨던 장현민 선생님께서 기본기부터 정말 탄탄하게 가르쳐 주셨고, 좋은 연주자가 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SO는 지난 8월 한 차례의 비디오 오디션과 11월 열린 라이브 오디션을 통해 임씨를 선발했다. 독일 퀼른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에 재학중이던 터라 런던까지 오디션을 보기 위해 성인 키만한 더블베이스를 들고 이동하는 여정도 만만치 않았다.
임씨는 “비행기로는 1시간30분이면 이동할 거리를 악기와 함께 가야 해서 기차로 13시간을 타고 움직여야 했다. 런던에 도착했을땐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았는데 무사히 오디션을 마치고 합격까지 해서 다행”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임씨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오디션을 본 그날 입단 소식을 받아 LSO의 단원이 됐지만, 종신 단원이 되려면 1~2년간의 수습과정인 ‘트라이얼’을 거쳐야 한다. 그는 “우선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된 만큼 앞으로 연주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한국에서의 독주나 협연도 병행해 연주자로서 끊임없이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임씨는 울산예고를 비롯해 고향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도 보냈다.
“대학을 서울로 가고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지방에서 왔다는 이유로 차별과 무시를 당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울산에서 좋은 선생님께 많이 배우고 좋은 시간을 보냈기에 좋은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 열심히 한다면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