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공항 활성화, 정부와 울산시 머리 맞대야
울산의 하늘길이 반토막이 난다. 진에어가 동계시즌인 지난달 30일부터 내년 3월25일까지 울산~김포 노선을 중단한 데 이어 에어부산이 내년 1월1일부터 3월25일까지 김포노선 주(周) 20편과 제주노선 주 28편을 모두 중단한다. 이로써 울산공항을 오가는 항공은 대한항공과 하이에어만 남게 된다. 일주일동안 운항 횟수는 146편에서 80편으로 45%나 줄어든다.
울산시는 현재 울산공항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난데없는 공항 존폐 논의가 있기도 했지만 울산공항 폐항에 반대했던 김두겸 시장이 취임하면서 이전이나 확장을 통한 활성화 방안을 찾자는 것이 이번 용역의 핵심이다. 그런데 항공사가 비행편을 철수하는 상황이라면 공항의 단점을 보완한다고 해도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진에어나 에어부산이 울산~김포·제주 편을 중단한 이유가 경영수지 개선을 위해 돈이 안 되는 국내선을 줄이고 국제선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울산공항의 특수성과 무관한 항공사 자체의 사정으로 인한 취항 중단이다.
동계시즌이 지나고 이용률이 증가해도 증편이 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또다른 이유도 있다. 에어부산은 운항 중인 26대의 항공기 가운데 임차기간이 올 연말로 끝나는 5대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반납기종 5대가 180석 규모의 A320으로 활주로가 짧은 울산공항에 적합한 기종이다. 남은 A321 기종은 232석 규모로 기체가 길고 하중도 무거워 2300~2500m의 활주로가 필요한데 울산공항의 활주로는 2000m 가량이다. 더구나 모기업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에 대해 영국과 미국이 최근 제동을 걸고 나선 상황이라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안(2012~2025)에서 ‘공항은 전후방 산업 파급효과가 큰 경제활동 거점으로 변모하고 있으므로,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경제권은 지역균형발전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상생매개체로 기능하고 있다’고 했다. 지방공항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울산공항은 자체적인 한계에다가 항공사들의 경영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토부의 계획안과는 반대방향의 난관에 봉착했다.
울산에 공항이 설립된 것은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끄는 산업도시로서 필수기반시설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울산은 여전히 우리나라 산업의 중심이다.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인 조선·자동차·석유화학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주요 산업이다. 울산공항 활성화를 위해 울산시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근본적인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