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니세프 울산 후원회장에 취임하면서
최근 필자의 인생에 8년만의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초록우산 울산후원회장직을 내려놓은 일이다. 이후 뒤에서 조용히 후원하는 후원자가 되고자 했지만 유니세프 부산후원회로부터 초대 울산후원회장직을 제안받게 되었다. 많은 고민을 했지만 8년간 후원회장으로서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울산후원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초록우산 울산후원회장직을 내려놓은지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또 귀한 자리를 맡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유니세프는 1946년 ‘차별 없는 구호’의 정신으로 전 세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유엔기구이다. 단 한 명의 어린이도 빠짐없이, 모든 어린이가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구호사업을 펼치고 있고 지금도 전 세계 어린이를 지키고 있다. 이 정신을 받들어 일하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전 세계 어린이를 위해 기금을 모으고 어린이 권리를 옹호한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린이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하는 유니세프의 뜻을 필자도 받들어 세계 평화와 인류애를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전쟁 이후 도움을 받는 수혜국이었던 대한민국은 도움을 주는 공여국으로 발전한 유일한 국가이다. 지난 반세기 역동의 시기에 우리 대한민국은 괄목상대한 발전을 이루었다. 당시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러한 기적과도 같은 성장 뒤에는 우리를 도와준 여러 도움이 있었다. 유니세프는 당시 한국 어린이들의 긴급 구호를 위해 약 6300만㎏의 분유와 30만장의 담요를 비롯해 식량과 의류, 비누 등 구호품을 대량으로 지원했다.
이 시기에 지원된 분유의 양은 1000만명의 어린이가 1년 내내 하루 한 잔씩 마실 수 있는 양이다. 1950년부터 1962년까지 유니세프가 한국에 지원한 기금은 총 555만달러에 달한다. 유니세프 설립 이후 대형 자연재해와 사건 사고가 많았지만 한국전쟁 당시 한국에 단일 국가와 지역으로는 유니세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호물자가 투입된 것이다.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유일한 나라 대한민국, 지금은 그 영향력이 K팝, K패션, K푸드 등 K브랜드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미치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성장하는 동안 우리를 도와준 많은 나라들은 아직도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필리핀은 한국전쟁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파병을 결정한 국가이지만 작년 11월 발생한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전 국토가 파괴된 상황이다.
현재 내전 중인 시리아도 한국전쟁 당시 우리에게 물자를 지원해주었다. 현재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한국전쟁 당시 참전하여 우리를 도와주었다. 잘 알다시피 우크라이나는 지금도 전쟁과 무관한 수많은 아이들이 희생당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는 긴급자금으로 500만달러를 집행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후원금 100원 중 85원을 유니세프 본부로 송금하며 이는 전 세계 33개 유니세프국가위원회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국내 평가 전문 기관으로부터 높은 효율성과 투명성도 인정받고 있다. 그리하여 한국은 현재 미국, 일본, 독일, 영국과 함께 5대 모금 국가로 성장했다. 필자는 이것이 진정 인류애의 시작이며 도움을 받은 나라로서 당연히 갚아야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 울산 시민들도 전 세계 어린이들이 차별 없이 자랄 수 있도록 유니세프의 활동에 적극 동참을 부탁드린다.
김형석 유니세프 울산광역시 후원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