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호주에서 수소를 만들어 가져오려 합니다

2022-11-28     경상일보

코알라와 캥거루의 나라 호주는 대표도시인 시드니나 멜버른뿐 아니라 퍼스, 애들레이드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0위 안에 자주 등장한다. 호주는 삶의 질이 높으면서 생태환경이 좋은 청정국가여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민이나 유학을 가고 싶은 국가로 인기가 높다.

에너지 공기업 경영자의 입장에서 호주는 또다른 부러움이 있는 국가다. 우선 철광석, 석탄, 천연가스, 금, 리튬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올해 예상 수출액이 약 385조원에 이른다. 동서발전도 많은 양의 석탄을 이곳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호주가 이제는 미래의 청정연료인 세계수소 생산의 슈퍼허브가 되겠다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한목소리로 태양광, 풍력개발과 수소생산 및 수출을 주창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11일부터 10일간 인도네시아와 호주 출장을 다녀왔다. 동서발전이 인도네시아와 호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발전소 시설을 방문해 점검하고, 확대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호주에서는 신설 태양광 발전소의 조속한 준공 승인과 수소개발 공동협력을 위해 주정부 관계자들을 면담하며, 대규모로 수소생산기지를 설치하려는 그린수소 개발사인 H2U와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세계적인 석학 제레미 리프킨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2002년 저서 <수소 혁명 The Hydrogen Economy>에서 수소가 에너지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제를 정의했다. 당시에는 석유고갈을 전제로 수소를 미래에너지로 봤지만, 기후변화가 화석연료의 고갈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되면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수소경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인식되고 있다. 현재는 화석연료인 석탄이나 석유, 천연가스를 이용해 발전도 하고 자동차 연료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동차, 난방, 취사 등도 전기로 하는 전기화가 진행된다. 그렇다면 발전이 중요한데 발전은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재생에너지 전기는 낮에는 태양이 비치지만 밤에는 없듯이 일관된 생산이 불가능하고(이를 간헐성의 문제라고 한다), 저장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배터리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화재의 위험성 등으로 대규모 저장장치로 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많다. 그래서 수소가 필요하다. 태양광이 풍부한 낮이나 바람이 좋을 때 남는 전기로 수소를 만들어 저장하고, 나중에 전기가 필요할 때 수소를 이용하여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가 생기고, 이와 반대로 수소와 산소를 결합하면 전기가 생긴다. 즉 수소는 배터리를 대신한 에너지 저장장치인 것이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의하면 재생에너지가 60~70%이고, 무탄소전원이라고 하는 수소를 이용한 연료전지나 가스터빈을 22~24% 정도로 상정하고 있다. 즉 대부분의 전력을 재생에너지와 그 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생산한 수소(그린수소)를 활용한 전기로 하고 있다. 이중 수소는 국내생산이 20%, 해외수입이 40%, 해외생산이 40%이다. 국내재생에너지로는 충분한 수소를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을 고려한 예상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석유가 생산되지 않아 석유중심 경제에서 고통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미래 재생에너지 환경에서도 여전히 조건은 좋지 않다. 태양광이나 풍력의 질도 좋지 않은데다가 국토의 70%가 산이고, 인구밀도가 높아 빈 땅도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태양광은 칠레, 호주, 중동지역이 좋고, 풍력은 북유럽이나 호주 등이 좋다. 다시 말하면 호주는 태양광도 좋고 풍력도 좋은 나라다. 이에 더하여 광활한 땅을 보유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적극적으로 이러한 태양광이나 풍력을 이용하여 발전을 하고, 나아가 남는 전기를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하여 판매할 전략을 수립하여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호주 퀸즐랜드 주 콜럼블라에서 여의도 면적 1.4배에 달하는 4,084㎢(약 123만평)에 달하는 황무지에 202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퀸즐랜드 주 글래드스톤에서 범정부적 지원아래 건설하려는 수소생산사업 참여를 위한 공동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주 수소담당 국장과도 업무협의를 진행했다. 앞으로 동서발전은 해외에서 더 많은 태양광 풍력 사업을 개발할 예정이고, 나아가 이렇게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직접 수소를 만들어 국내로 가지고 올 계획이다.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