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O 동커볼케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
현대자동차그룹은 30일 최고창조책임자(CCO)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2022년 대표이사·사장단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는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한 위기 역량 강화를 목표로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대표 승진은 2명, 퇴진은 3명이었는데 정몽구(MK) 명예회장의 측근이 대거 물러나 세대교체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던 재작년이나 작년과 비교해 폭이 다소 줄어든 셈이다.
정의선 회장 취임 후 이뤄졌던 재작년과 작년 인사가 정 회장 직할 체제 구축에 초점이 맞춰줬다면 올해 인사는 이를 다지는 데 힘을 쏟았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이 11월에 사장과 임원을 분리한 ‘쪼개기’ 인사를 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통상적으로 현대차그룹은 4대 그룹 중 가장 늦은 12월 중후반에 임원 인사를 실시해왔다.
현대차그룹이 경쟁그룹인 삼성과 SK보다 앞서 이례적으로 빠른 인사를 단행한 데는 선제적으로 전략을 마련해 예측할 수 없는 경영 불확실성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동커볼케 사장은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의 브랜드 정체성과 지향점을 구축하고 그룹의 다양한 창조적 프로젝트 실행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그룹의 주요 신사업 분야인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이동수단과 연계한 고객 경험 디자인도 주도하고 있다. 동커볼케 신임 사장은 이번 인사로 피터 슈라이어 고문, 알버트 비어만 전 연구개발본부장, 호세 무뇨스 미주 사장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네 번째 외국인 사장이 됐다.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에는 현대차 프로세스혁신사업부의 이규복 전무가 부사장 승진과 함께 내정됐다. 이 부사장은 유럽지역 판매법인장, 미주지역 생산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경험한 재무·해외판매 기반 전략기획 전문가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그룹으로 전환을 가속하고자 컨트롤타워 조직인 ‘글로벌 전략 오피스’(GSO)를 신설하기로 했다. GSO 부문별 인사와 세부 역할은 12월 중 결정된다. GSO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모빌리티 서비스 관점에서 미래 전략 방향을 수립하고, 대내외 협업과 사업화 검증을 담당할 예정이다.
또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사결정 기구를 만들어 미래 전략이 신속하고 일관성 있게 실행되도록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이번 인사에서 전략기획담당 공영운 사장, 이노베이션담당 지영조 사장,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김정훈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 역할을 맡는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선제적인 새해 경영 구상과 안정적 경영 환경을 준비하기 위한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라며 “이어 12월 중 있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미래 준비를 위한 성과 중심의 인적 쇄신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