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수도권·MZ세대 대표론’ 파장 확산

2022-12-07     김두수 기자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차기 당대표 자격으로 언급한 ‘수도권·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 대표론’의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권 주요 인사들과의 관저 회동을 놓고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과 연결 짓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6일 여권과 여의도 정치권 등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가 당권 주자들에 대해 “다들 성에 차지 않는다”는 평가를 함께 내놓으면서 잠시 주춤한 듯했던 ‘한동훈 법무장관 차출설’에도 다시 불이 붙는 양상이다.

당내에선 ‘수도권·MZ세대 대표론’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계속됐다.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은 나경원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주 원내대표의 뉴 브랜드론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거명되는 주자 중 수도권 중도 민심, 청년 민심을 잡을 주자가 안 보인다’는 말에는 “꼭 그렇게 없다고 보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20대 국회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역임한 바 있는 나 전 의원은 이어 “이번 당 대표에게는 공천에 있어 대통령실 뜻과 실질적인 민심과 일치해 가는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다. 본인 미래보다 대통령 뜻을 중시하고 그것을 잘 조율해 가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유력 당권주자인 울산출신 김기현(남을) 의원은 ‘수도권·MZ 대표론’을 의식한 듯, 이날 첫 번째 전당대회 공약으로 ‘가치, 세대, 지역, 계층의 확장’을 내걸고 “세대를 폭넓게 아우르고 지역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출신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주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 “맞는 이야기이고 우리 총선 승리의 조건”이라고 힘을 실었다.

주 원내대표 발언에 ‘윤심’이 실렸는지를 두고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다.

논란이 확산일로로 치닫게 되자 당사자인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너무 과민반응이고 과장되게 이해하는 것”이라며 “수도권 언급은 일반론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 발언을 ‘한동훈 차출설’과 연관짓는 해석은 여전하다. 윤 대통령과 지난달 30일 독대한 주 원내대표가 내놓은 메시지인 만큼, ‘윤심’이 실리지 않았겠느냐는 점에서다.

때마침 윤 대통령이 최근 관저에서 한동훈 장관과 회동했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면서, ‘윤심’이 한 장관에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입주 열흘만인 지난달 17일 한남동 관저에서 첫 손님인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오찬을 한 이후 각계 인사들과 연이어 만찬을 하고 있다. 같은 달 25일 관저에서 만찬을 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2번째 손님으로 언론에 소개됐으나 그보다 사흘 전 ‘윤핵관’(윤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 4인방으로 꼽히는 권성동·장제원·이철규·윤한홍 의원 부부와의 만찬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30일에는 윤 대통령이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독대하고 직후에 주호영 원내대표와 다시 심야 회동한 사실이 각각 언론에 공개됐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