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도출
현대중공업 노사가 밤샘 협상 끝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예고됐던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의 첫 공동 파업은 유보됐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6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3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지난 5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여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8만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지역·복지수당 2만원 인상, 성과금 지급, 격려금 350만원과 상품권 30만원 지급 등을 담고 있다. 또 정년퇴직한 생산기술직을 대상으로 기간제 채용 인원을 늘리는 것도 포함됐다.
노조는 오는 8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일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가 이번 교섭만큼은 해를 넘기지 않고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로 소통한 끝에 잠정합의안 마련에 성공했다”며 “교섭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내년도 본격적인 재도약을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만들면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공동 파업은 일단 연기됐다. 당초 3사 노조는 이날 오후 4시간 공동 부분 파업, 7~9일 3사 노조 순환 파업, 오는 13일 공동 전면 파업 등을 벌일 예정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가 공동 투쟁에 나선 것은 지난 1987년 현대중공업 노조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3사 노조는 각사 단체교섭에 사실상 그룹사 영향력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지주사인 HD현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이번 공동 파업 계획을 세웠다.
노사전문가들은 ‘큰형’ 격인 현대중공업(조합원 7700여명)이 올해 교섭을 마무리 지으면 현대미포조선(조합원 1900여명)과 현대삼호중공업(조합원 2100여명) 교섭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사측은 아직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아 답보 상태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