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 브라질戰 울산서도 뜨거운 응원전, “선수들의 투혼에 감동, 잠 못자도 행복했어요”
2022-12-07 박재권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역전 드라마를 쓰며 12년 만에 원정 16강에 진출한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한 응원 열기가 울산에서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평일 새벽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울산 시민들은 가족, 동료, 친구, 연인끼리 집, 음식점, 영화관 등에서 밤새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을 앞둔 6일 오전 3시 울산 시내 한 영화관. 경기 시작까지 1시간 정도 남았음에도 시민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응원 도구와 유니폼 등을 들고 경기를 보기 위해 상영관으로 모여들었다. 약 4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을 향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영화관을 찾은 이효주(19·중구 약사동)양은 “친구들과 조별 예선부터 꾸준히 영화관에서 관람했는데 이렇게 한 경기 더 보러 오게 될 줄 몰랐다”며 “어쩌면 오늘이 월드컵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해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시민들도 함께 제창하며 태극전사들과 한마음이 됐다.
전반전 이른 시간 브라질에게 연달아 실점하자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일부는 전반전이 끝난 뒤 귀갓길에 나서기도 했다.
김희진(22·남구 달동)씨는 “브라질이 강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전반에 4골이나 실점하니 안타깝다”며 “떨어져도 좋으니 후반전에는 한 골이라도 만회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듯 말했다.
4골차로 뒤진 채 후반전을 맞이했으나 오히려 응원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한 목소리로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등 응원 구호를 외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브라질 골키퍼 알리송이 손흥민과 조규성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자 관람석에서 “제발 그만 좀 막아, 하나만 먹혀줘”라는 말이 나와 주변 관객들을 웃음 짓게 했다.
후반 31분 백승호의 만회골이 터졌을 때 시민들은 역전골을 성공시킨 것처럼 환호했다. 이후 추가 득점 없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고 시민들은 기립해 태극전사들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비록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시민들은 아쉬움보다 대표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최주원(29·남구 삼산동)씨는 “피파 랭킹 1위 브라질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우리만의 축구를 펼친 대표팀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월드컵 기간 동안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출근길에 올랐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