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유화학도 업무개시명령할듯

2022-12-08     오상민 기자

화물연대 파업 2주째인 7일 정부의 강경대응 등으로 한풀 꺾인 파업 동력에 물류 흐름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타설분회를 비롯한 건설노조의 파업 동참으로 일부 건설현장의 콘크리트 타설이 중단되는 등 차질을 빚고있다. 특히 정부가 8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철강·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것으로 예상돼 노동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흔들리는 파업대오…강경한 정부

이날 화물연대는 울산신항에서 500여명(경찰 추산)이 약식집회를 진행했다. 총파업 첫날인 지난달 24일 울산신항에서 850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출정식보다 인원이 크게 줄었다. 앞서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지난 6일 태화강역 광장에서 개최한 총파업·총력투쟁대회에도 울산 금속노조 등 850여명(〃)이 참가하는데 그치는 등 좀처럼 파업에 동력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간담회를 연 뒤 “철강, 석유화학 분야의 상황을 점검해 업무개시명령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했으며 내일(8일) 임시 국무회의에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항만 물동량이 평시 수준으로 되돌아오고 시멘트 운송량도 평시의 90% 가깝게 회복됐지만, 이번 주부터 철강·석유화학 업종의 운송 차질이 생산 차질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물류회복세…건설 현장은 타격

전국 밤시간대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시대비 126%를 기록하는 등 물류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울산항은 평시대비 93%를 기록했다. 지난 6일 오후 5시부터 7일 오전 10시까지 울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14TEU로 전월동시간(660TEU)대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울산항의 경우 수입보다 수출이 많고 반출입의 대다수가 석유화학 부문으로, 석유화학 업체들이 화물연대를 의식해 출하를 자제하고 있는 상태여서 컨테이너 장치율은 오히려 떨어지는 모습이다.

울산신항 관계자는 “석유화학단지 쪽에서 반입에 차질이 생기다보니 제품으로 가득찬(FULL) 컨테이너가 평시 6500TEU에서 3500TEU로 절반 수준”이라면서 “제품을 채우지 못해 비어있는(EMPTY) 컨테이너는 5300TEU에서 8000TEU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수출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데 그만큼 적입 작업을 하지못해 비어있는 컨테이너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첫 업무개시명령이 떨어진 시멘트 분야는 정상화에 다가섰다. 지난 6일 시멘트는 16만6000t이 운송돼 평년동월(18만8000t)대비 88%로 평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울산 관내 14개 레미콘 회사는 아직 정상가동하고 있으나 비조합원 위주의 제한적 공급으로 평시대비 30% 수준에 불과하다. 또 8일 예고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부울경건설본부 소속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노동자들이 파업 동참을 예고하고 있는만큼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출하량 회복세로 안심할 틈 없이 근심하고 있다.

지난 5일부터는 이미 타설분회가 연대 파업에 들어가 건설현장은 타격을 받고있다. 울산에 대형 건설사들이 작업중인 총 110여곳 중 36곳이 콘크리트 타설이 중단된 상태여서 8일부터 차질을 빚는 현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매진 주유소 감소…유화업계 감산

7일 기준 전국 재고부족으로 등록된 주유소는 지난 5일 96곳에서 6일 81곳, 이날 78곳으로 줄었다. 정부는 군용 등 대체 탱크로리 203대를 긴급 투입하는 등 주유 대란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운송 차질로 인해 제품을 제대로 출하하지 못하고 재고가 쌓이면서 적재 공간 부족으로 일부 업체는 감산에 들어갔거나 감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별 또는 제품별 차이는 있으나 전체로 보면 현재 출하량은 긴급 물량을 중심으로 평소 대비 20% 수준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울산주유소협회 관계자는 “240여곳의 울산지역 주유소는 8일까지 재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난 주말부터 발주를 하라고 전달하고 있는데, 8일 이후부터 재고가 부족한 주유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주할 수 있어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긴장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