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오리고기·가공식품 ‘껑충’…자영업자 ‘한숨’

2022-12-09     권지혜
울산을 포함한 전국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사례가 이어지면서 달걀과 오리고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다 가공식품 가격도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울산지역 자영업자들이 가격인상을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특란 10개의 도매가격은 1944원으로 한달 전(1779원) 대비 9.27% 증가했다. 오리고기(20~26호)(1㎏)의 도매가격(5148원)도 한달 전(4560원) 대비 12.89% 올랐다.

정부는 고병원성 AI 확산으로 인한 달걀과 오리고기의 가격 안정을 위해 유통업체의 사재기를 단속하는 등 수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가공식품 가격도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울산지역 소비자물가는 7개월만에 4%대로 하락하는 등 오름새가 주춤했다. 그러나 가공식품은 8.9%의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식용유(42.8%), 밀가루(38.7%), 치즈(28.3%), 부침가루(28.0%), 시리얼(27.7%) 등이 전년동월 대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달걀, 오리고기, 가공식품 등 주재료 가격이 인상되자 울산지역 자영업자들이 소비자 판매 가격 상승을 고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격을 올릴 경우 당장의 매출은 회복되지만 장기적으로 손님을 잃을 수도 있어 가격 인상을 두고 장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가격 인상 대신 폐업을 결정한 사례도 있었다.

남구 신정동에서 떡갈비 집을 운영하는 A씨는 재료비 인상을 버티다 못해 최근 모든 음식의 가격을 500원 인상했다.

A씨는 “동네 장사라 정말 많은 고민을 했지만 재료비가 크게 인상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남구의 한 중국집은 재료비 인상을 감당하지 못하고 최근 폐업을 결정했다.

무거동에 거주하는 B씨는 “자주 시켜먹던 곳이었는데 갑작스레 문을 닫는다고 해 아쉽다”며 “물가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는 곳이 생각보다 많은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제품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제품의 크기·중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춰 생산하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물가가 오르면서 예전에 비해 식품 양이 줄어들었다는 사례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 가격은 유지하면서 배달비를 올리는 사례도 있었다.

중구에 거주하는 C씨는 “집 근처에서 햄버거를 시켜먹었는데 배달비가 인상돼 있었다”며 “보통은 햄버거 가격에만 관심을 가지니까 교묘하게 배달비를 올린 느낌이었다. 정부에서 대안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