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철강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 노동계 화물연대 파업 동참으로 맞대응

2022-12-09     오상민 기자

화물연대 파업 15일째인 8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추가 발동에 노동계가 건설노조 파업 참여로 맞대응에 나선 가운데 물류 흐름은 원활한 상황을 유지했다. 다만, 레미콘 노동자의 파업 참여로 인해 레미콘 공장이 셧다운 되는 등 산업계 피해는 지속됐다.

정부는 이날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석유화학, 철강 분야 운송사업자에 대한 추가 업무개시명령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재가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 지자체, 경찰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이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울산에서도 이날부터 철강 7곳, 석유화학 15곳의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한다. 지난달 29일 시멘트 업종에 대한 현장조사처럼 운송업체와 거래하는 화물차주의 명단, 주소, 운송여부를 확인한다.

불법으로 운행을 거부하는 업체나 차주에 대해서 업무개시명령장이 송달되고, 송달받은 다음 날 자정까지 운송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30일 운행정지·자격정지 등 행정처분과 함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노동계는 화물연대 파업 동참으로 대응했다. 부울경 건설노조는 이날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노동자들도 동조 파업에 들어갔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울산 지역 레미콘 노동자는 450여명, 콘크리트펌프카 노동자는 100여명 등이다. 이들은 하루에 100명씩 매일 오전 울산신항에서 진행되는 화물연대 파업 집회에 참여한 뒤 해산해 자택에서 대기하는 방식으로 동참한다.

이로 인해 울산의 15곳 레미콘사들은 울산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 소속된 12개사를 포함해 대부분이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울산 레미콘 공장이 멈추면서 하루에 8억4000여만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레미콘 노동자 등이 아무런 명분없이 파업에 동참하는 건 태업”이라고 토로했다.

파업 장기화 여파로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한 일부 레미콘 업계는 직영이나 회사차를 이용해서라도 오는 12일 공정을 재개할 것이라 밝혔다.

울산지역 석유화학 업체 내수 물량은 평시 대비 70~90%, 수출 물량은 60% 수준으로 출하되고 있다. 정부가 석유화학 분야에도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면서 출하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파업 직후 컨테이너가 울산신항으로 들어오지 않아 수출 물량을 전혀 출하하지 못했으나 최근 들어 평시 대비 50~60% 수준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오후 5시부터 8일 오전 10시까지 밤사이 울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01TEU를 기록, 평년(660) 대비 91% 수준을 유지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