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BuTX보다 동남권 5개 도시 GTX 논의 먼저 이뤄져야
부산시가 박형준 시장의 공약인 차세대부산형급행철도(BuTX Busan urban Train Express)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산시는 12일 신개념 교통수단인 BuTX 개설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노선은 가덕도신공항에서 명지~하단~북항~센텀~오시리아를 연결하는 47.9㎞다. BuTX가 도심 지하공간을 활용해 주요거점을 200㎞ 이내로 신속하게 이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이 철도가 완공되면 현재 1시간 이상 걸리는 서부산과 동부산이 20분대로 단축된다. 교통수단은 하이퍼루퍼와 고속전동차·수소전동차 등 새 기술이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울산이 부산시의 BuTX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동남권으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지난 9월 BuTX노선을 울산선(가덕신공항~북항~동부산~좌천~울산태화강 81㎞), 창원선(동부산~부전역~에코델타시티~창원~마산 65㎞), 양산선(북항~부전역~노포역~양산 35㎞), 대구선(가덕신공항~진영~밀양~동대구역 104㎞)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BuTX가 부산시의 새로운 교통수단을 제시하는 한편, 수도권의 광역급행철도(GTX)에 대응하는 동남권광역급행철도 구축계획을 아우르고 있는 셈이다.
서부산과 동부산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부산시의 전략에 울산시가 가타부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BuTX가 울산의 가덕도신공항 접근성이나 동남권광역급행철도 구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자칫 부산시 주도의 BuTX 추진에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동남권광역급행철도가 흡수되면서 울산권 광역철도가 후순위로 밀리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BuTX사업은 도심구간만 해도 2조586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다. 정부 예산 지원을 고려하면 우선순위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민선8기 들어 동남권특별연합이라는 특별자치단체 출범은 물건너갔지만 동남권메가시티 구축이라는 시대적 흐름은 외면할 수 없다. 수도권이 서울이 중심이듯 동남권메가시티가 부산을 중심으로 한 초광역도시가 될 수밖에 없긴 하지만, 그렇다고 부산 우선 개발이 돼서는 안 된다. 울산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부산 노포역에서 양산 웅상·덕계를 지나 울산역까지 50㎞의 ‘부산~양산~울산 광역전철’과 울산역에서 김해 진영까지 51.4㎞의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 건설을 예의주시하면서 가덕신공항과의 연계교통망 구축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