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울산경제 결산]무섭게 치솟는 물가에 소비심리도 얼어붙었다
2022-12-13 권지혜
◇울산 소비자물가 6% 대 돌파
올해 울산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3.9%)까지 6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다가 4월(4.8%)에는 4%대, 5월(5.3%)과 6월(5.9%)에는 5%대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다 7월에는 6.1%를 기록하며 2008년 8월(6.3%) 이후 14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기름값 오름세는 소폭 둔화했지만 외식비, 농·축·수산물, 공공요금이 상승폭을 키우면서 높은 물가 상승률을 견인했다.
이후 울산지역 소비자물가는 다시 5% 대, 11월에는 4% 대까지 내려갔으나 여전히 울산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높았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24년 4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울산지역 외식물가 상승률은 9.2%로, 1998년 6월(11.9%) 이후 가장 높았다.
또 10월부터 전기·가스 요금이 인상되면서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국내 전기요금은 지난달부터 1㎾h당 7.4원 올라갔으며,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도 메가줄(MJ) 당 2.7원씩 인상됐다. 이에 10월 도시가스 증가율(36.4%)은 전월(18.4%)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전기료는 전년동월 대비 18.6%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원자재와 식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10월 울산지역 가공식품 물가도 13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용유, 밀가루 등 가공식품 73개 중 66개 품목의 가격이 전년동월 대비 상승하며 1년 전만 해도 3% 대였던 가공식품 물가가 올해 들어 9% 대까지 치솟았다.
울산을 포함한 전국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사례가 이어지면서 달걀과 오리고기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울산지역 자영업자들은 인건비를 줄이고 영업시간을 단축했으며, 유통업계에서는 고물가 시름을 덜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용량을 줄인 특별 기획전을 마련,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경기 흐름 불확실성에 지갑 닫아
올해 울산은 지속되는 고물가, 고금리 상황에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6개월 연속 소비가 감소했다. 투자동향을 나타내는 건설수주도 감소세로 돌아서며 경기 회복 및 개선 흐름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울산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울산의 소매판매액 지수는 6개월 연속 전년동월 대비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가 1년 전과 비교해 10.8% 줄면서 전년동월 대비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백화점도 같은 기간 11.7% 줄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투자지표인 건설수주액도 전년동월 대비 45.8% 감소하며 마이너스 증가율로 돌아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소비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울산시민의 지갑은 꽉 닫혔다.
이에 울산시민들의 소비생활도 변화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무소비·무지출을 인증하는 무지출 챌린지가 큰 인기를 끌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크게 치솟은 채소 가격에 집에서 농작물을 길러먹는 경우도 증가했다.
울산지역 소상공인·전통시장 체감 경기지수(BSI)도 동반 감소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울산지역 소상공인의 11월 체감 경기지수(BSI)는 전월 대비 9.3p 하락했으며, 전통시장의 체감 경기지수(BSI)도 전월 대비 10.5p 하락했다. 체감 경기지수와 전통시장의 체감 경기지수가 악화된 이유로는 모두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가 가장 높았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