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옥희 교육감 영결식,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철학 기억하겠습니다”

2022-12-13     차형석 기자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을 잊지 않고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 교육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12일 오전 10시 울산시교육청 1층 중앙광장에서 고(故)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울산 진보교육의 상징인 노 교육감은 시민들의 추모 속에 영면에 들었다.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기관단체장,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시민, 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노 교육감 별세 닷새 만에 치러진 영결식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약력 보고, 영결사, 추모사, 추모영상 상영, 헌화 및 분향 등의 순으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용균 부교육감은 영결사에서 “교육감님의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을 우리는 잊지 않겠다”며 “변화와 혁신을 멈추지 않고, 울산교육이 대한민국 공교육의 표준이 되고, 미래 교육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추도사에서 “척박한 여건 속에서 울산교육을 우뚝 세워 주신 노옥희 교육감님 곁에서 교육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와 고민을 나눌 수 있었으며, 위로 받고 용기를 얻었다”며 “개인의 안위는 뒷전으로 미루시고 마지막까지 교육과 공익에 묵묵히 헌신해주신 교육감님의 걸음을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

영결식에 이어 북구 효문동 전교조 울산지부 사무실에서 노제를 지낸 뒤 울산하늘공원에서 화장한 이후 유해는 경남 양산 솥발산 공원묘원에 안치됐다.

울산 전역에는 노 교육감을 추모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시민 개인 명의의 펼침막도 걸렸다.

노 교육감은 진보단일후보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울산지역 첫 진보·여성 교육감으로 당선된 이후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노 교육감은 지난 8일 오후 12시53분께 점심식사를 하던 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별세했다. 사인은 심근경색이다.

최미순 다전초 교장은 “2018년 울산교육감에 당선돼 지난 4년 6개월 동안 교육감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셨다”라며 “주어진 소명을 다하며 열정의 삶을 살아오신 노옥희 교육감님, 이제 모든 짐 다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시기 바랍니다”고 추모했다.

울산 학생 대표로 단상에 오른 남목고 3학년 정윤서군은 추모사를 읽어내려가다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군의 눈물에 영결식 곳곳에서도 훌쩍이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정군은 “교육감의 사전적 의미는 교육, 학예에 관한 사무를 집행하는 사람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제가 5년 동안 뵈었던 노옥희 교육감님은 교육, 학예에 관한 사무를 집행하는 것은 물론 사전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을 누구보다 챙기고 사랑하시고 아끼신 분이셨습니다”고 흐느꼈다.

이어 “교육감님은 학생 자치와 학생 참여예산제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신 분”이라며 “어른들이 정해놓은 울타리가 아닌, 학생이 주인이 되고 책임지는 학생자치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항상 저를 따뜻하게 대해주셨던 교육감님이 너무 보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