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독사 많은 고독한 사회…사회 관계망 강화해야
보건복지부가 지난 5년(2017~2021년)의 고독사 발생 현황과 특징을 담은 ‘2022년 고독사 실태 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고독사 실태를 국가 차원에서 조사해 공식 통계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는 3378명으로 집계됐다. 울산의 경우 지난해 58명이 고독사로 세상을 떠났다. 2017년 2412명에 비하면 5년 사이 40%나 늘어난 것이다. 5년간 연평균 8.8%씩 고독사가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 실태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고독사 예방·관리를 위한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한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스럽다. 기왕 하는 김에 조금 더 정확하게, 실효성 있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독사 통계는 지난해 4월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실시됐다. 통계 내용을 보면,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 수는 전체 사망자(31만7680명)의 1% 수준이다. 말이 1%이지, 사망자 100명 중 1명이 독거 상태에서 혼자 쓸쓸히 임종을 맞는 셈이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점은 노년층보다 50~60대 중장년층(58.6%), 그것도 남성의 고독사가 훨씬 더 많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50대 남성은 건강관리와 가사노동에 익숙지 못하며 실직·이혼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고독사가 증가하는 것은 가족 유대가 약화된 사회적인 분위기와 결부돼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716만6000가구로 직전년보다 7.9%(52만2000가구)나 늘었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은 2005년 20%대였지만 2019년 30%를 넘어섰고,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33.4%까지 올랐다. 2050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9.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1인 가구 상당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문제, 사회와의 단절, 우울증, 기타 질환 등을 극복하지 못해 결국 혼자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다.
고독사를 줄이려면 우선적으로 ‘사회적 관계망’을 강화해야 한다. 일선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민간복지기관, 간호·의료 인력, 이웃과 각종 지역네트워크 등을 통합해 위험신호를 포착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집 앞에 쌓여가는 요구르트를 보고 이상징후를 눈치 챈 이웃이 생명을 건진 사례는 적지 않다. 전국적으로 한파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취약계층의 겨울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추울수록 이웃을 돌아보는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