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시의원들 교육청 예산 충돌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기 위한 대표적인 교육예산이다. 우리 아이 예산 286억원 삭감, 규탄한다.” “아이들을 볼모로 한 정쟁을 멈추고 의원들의 정당한 예산심의 활동을 위축시키지 말라.”
내년도 울산시교육청의 예산안 삭감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7대 울산시의회 교육위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발하자, 8대 울산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현 시의원들이 맞대응 회견을 여는 등 교육예산을 둘러싼 기싸움이 뜨겁다.
민주당 소속 7대 울산시의회 교육위원들은 이선호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과 함께 14일 오전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가 아이들을 위한 교육청 예산 286억원을 삭감했다”며 “통일, 노동인권, 성교육, 기후위기 대응 및 생태환경 교육예산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시민 교육은 편향된 이념교육이 아니라 교육기본법 제2조에 따른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존중과 연대의 정신을 기반으로 미래의 민주시민을 키워내는 교육”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울산시의회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정책을 정쟁으로 만들었다.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해 예산 갑질에 거침이 없었다. 시교육청의 예산은 울산시의 예산에 절반가량 된다. 그러나 울산시의회는 교육청 예산을 울산시 예산 삭감액의 두 배 가까이 삭감했다. 울산시민이 선택한 교육감의 교육 정책에 경기를 일으키며 발목 잡는 꼴 그 이상, 그 이하도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민주당은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시교육청의 정책이 흔들리지 않도록 앞장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기환 울산시의장과 교육위원 등 국민의힘 소속 현 시의원들은 이날 오후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을 왜곡하는 과장된 표현으로 교육위 시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폄훼하고 있다”며 “삭감된 교육청 예산 286억원 중 200억원은 울산시교육청의 제주도 호텔 매입 예산으로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예산이었고, 35억원은 울산 외곽 동해분교의 독서체험관 설립 예산이다. 특히 동구의 마을교육공동체 센터 15억원 등 지자체와 관련된 예산은 지자체와 긴밀한 협조로 추후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해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예산들은 울산의 교육정책 추진을 위해 시급성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고, 교육적 목적에 부합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예산이었다. 실제 교육청 예산의 삭감규모는 32억여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런 정황은 파악하지 않고 교육예산을 과다하게 삭감한 것처럼 부풀리며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고 교육정책을 정쟁으로 만들었다고 왜곡하고 진보교육감을 탄압했다고 매도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이어 “시의회는 아이들의 올바른 교육정책을 위해 시민 혈세가 제대로 쓰이는가를 고민하고 앞으로도 더 꼼꼼히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시의회는 지난 12일 예산결산특위를 열어 200억원 규모의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 예산 등 내년도 교육청 예산안 중 289억원 정도를 삭감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 울산시당도 이날 “교육예산을 트집잡아 울산교육을 정쟁으로 끌어들여 찢겨지고 보수, 진보로 갈라지는 모습이 울산교육을 위한 일인가”라는 논평을 내 교육예산 삭감이 정당간 신경전으로 확전되는 모습이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