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시의회 감시·견제 기능 강화해야
국민의힘 21석 더불어민주당 1석으로 재편된 울산시의회가 지난 16일 제235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끝으로 2022년 한해 의사일정을 마무리했다. 6·1지방선거를 통해 7월1일 출범한 울산시의회는 민선8기 김두겸 시장의 행정이 빠르게 정착하는데 한몫을 톡톡히 했지만 의회로서의 견제와 감시 기능은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제8대 울산시의회는 22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21석을 차지하면서 완전 석권했다. 울산시장도 국민의힘으로 바뀌면서 한배를 탄 것이나 다름없는 구조가 됐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 1명 뿐이라 목소리가 아예 들리지 않을 정도다. 제7대 울산시의회도 시장은 물론이고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훨씬 넘는 17석의 다수당이었으나 5명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상임위를 뛰어넘는 연대를 통해 한목소리를 내면서 야당으로서 최소한의 견제와 감시 기능을 해왔다.
여당이 다수당이라는 것은 정권 초반에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신임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을 지체없이 의회가 의결함으로써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마지막 본회의에서도 김종섭 의원이 ‘울산시민을 위한 공공골프장 건립과 공공파크골프장 추가건립을 촉구합니다’라는 5분 자유발언을 했다. 이는 김두겸 시장의 공약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골프인구의 급증과 함께 공공골프장과 파크골프장의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발빠른 추진에 의회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반면 여당이 다수당인 의회가 집행부의 속도감 있는 정책에 동조하다보면 견제와 감시 기능은 무뎌지기 마련이다. 전임 시장이 임명한 공공기관장이 사퇴하지 않고 버티자 울산시가 ‘공공기관 통폐합’이라는 무리한 대안을 내놓았음에도 시의회는 속전속결로 통과시켰다. 부산·울산·경남이 수년간 공들였을 뿐 아니라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대안이었던 부울경특별연합이 출범도 하기 전에 폐지하는‘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 폐지 규약안’도 이날 시의회가 쉽게 의결했다.
여소야대의 중앙정부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국민으로서 답답한 일이지만 여대야소의 지방정부가 집행부 의사대로만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을 바라보는 것도 시민으로서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의회의 적극적인 협조로 새로 출범한 민선8기가 빠른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은 모든 시민의 바람이다. 하지만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뿐 아니라 장기적 안목으로 울산의 미래를 위한 보다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다운 역할도 새해엔 볼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