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한화 품에…조선 ‘빅3’ 안착할까

2022-12-19     석현주 기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확정 지었다. 2008년 처음 인수에 나선 지 14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한국 조선업계의 경쟁력이 동반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신주인수계약(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맺은 뒤 3개월여 만이다.

유상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3곳(1000억원) 등 한화 계열사 6곳이 참여한다.

유상증자 후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며, 산업은행 지분율은 28.2%로 낮아진다.

대우조선해양은 21년의 오랜 매각과정 끝에 한화 품에 안기는 것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며, 대우조선이 한화로 일괄 매각되면서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라는 국내 조선업의 3강 구도는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특히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빅3’가 모두 3년치 넘는 수주잔고(남은 일감)를 채운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출혈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아울러 출혈경쟁을 유도했던 저가수주도 대우조선이 주인 있는 회사로 거듭나면서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 이은창 연구원은 “빅3가 이미 3년치 수주잔고를 채웠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황도 내년까지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인력난으로 수주를 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전처럼 출혈경쟁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빅3’가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로 특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지금처럼 한 기업이 상선과 특수선, 해양플랜트를 모두 맡는 것은 중복 투자나 불필요한 경쟁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한국조선해양은 기존 상선에 주력하고,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대우조선은 방산에 무게를 두는 식이다.

인수업체인 한화도 한국 조선업 경쟁력을 위해 대우조선 경영정상화라는 무거운 짐을 안았다.

한화그룹은 일단 내년 상반기에 대우조선 인수를 마무리 짓고, 구축함과 경비함, 잠수함 등 특수선 건조 역량을 확보해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발전사업에 대우조선의 LNG 해상 생산 ·운반 기술을 더해 LNG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를 노린다. 또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발전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 사업과 연결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에너지 가치사슬(밸류체인)도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