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울산경제 결산]금리인상 직격탄 거래량도 가격도 급락
2022-12-20 석현주 기자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울산지역 부동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었지만, 고점 인식과 금리 인상 기조 영향으로 매수세가 꺾이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반전이 시작됐다. 9월말 울산 중구와 남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음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는 없었다. 올해 울산지역 부동산시장의 주요 이슈들을 되돌아 본다.
◇1년새 아파트값 5% 추락
잇단 금리 인상 여파로 점차 지역 아파트값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 아파트값이 한 달새 2.38% 떨어지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변동률은 -5.2%다.
본격적인 부동산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울산 중·남구지역 고가 아파트들도 수난을 겪었다. 앞서 가격이 크게 치솟았던 지역 대장주 아파트 중심으로 거품이 빠르게 꺼지기 시작했고, 일부 신규 입주를 앞둔 단지에서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가 속출했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10월 울산 주택 매매거래량은 711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63.5% 감소했다. 특히 이 기간 아파트 거래량은 573건으로 작년 같은기간(1557건)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금리 충격은 기존주택에만 그치지 않았다. 청약시장까지 영향을 미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으며 미분양이 크게 증가했다. 10월 말 기준 울산의 미분양 주택은 1414호로 지난해 말(397호)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전세대출 8% 코앞, 월세전환 가속
올해 울산 주택 임대시장은 말 그대로 ‘패닉’이었다. 전셋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월세가격은 연말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거래형태도 전세거래가 크게 줄고 월세화가 가속화했다. 전세대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7% 중반대를 넘어서 연 8%대에 다가서고 있는 반면, 울산지역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9월 기준 4.4%로 주요 은행 전세대출 금리보다 낮다. 은행 전세대출 이자가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것보다 더 비싸다는 의미다.
전세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밀려나는 세입자도 늘어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울산지역 전월세 신고 현황에 의하면 지난 11월 울산지역 전월세 거래량 2505건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8.2%로 올해 1월 이후 11개월 연속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분양가 최고 상승률, 청약 시들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과 달리 지역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개한 11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울산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893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대비 33.34% 상승한 것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울산지역 분양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분양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자, 청약시장도 냉각기에 접어들었고, 급기야 청약통장 가입자수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집값 급등기에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어 ‘로또청약’으로 통했지만, 금리 인상 기조와 집값 하락 우려로 청약의 매력이 줄면서 통장을 깨는 가입자 수가 늘어난 것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 청약이 무주택자에겐 내집 마련을 위한 ‘주거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최근 들어 신규 분양에 대한 메리트가 줄고 있다. 또 청약통장 이율이 낮은 것도 하나의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