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동장군(冬將軍)
겨울철 추위를 표현할 때 ‘동장군(冬將軍)’이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겨울을 뜻하는 동(冬)에 군사를 지휘하고 통솔하는 우두머리를 의미하는 장군(將軍)을 합한 말이니 혹독한 추위를 표현하는데 아주 그럴싸해 보인다. 동장군은 1812년 러시아전쟁에서 프랑스군의 퇴전을 영국의 기자가 ‘general frost’라고 표기하면서 생겨난 말이다. 러시아가 이처럼 추운 기후인 ‘동장군’의 기세로 18세기 대북방전쟁, 19세기 나폴레옹 군대, 20세기 발트제국, 프랑스 제국, 히틀러의 독일 군대에게 큰 피해를 주며 그들의 몰락과 파멸을 결정지었다.
이번 주 다시 동장군의 기세가 만만치 않겠다.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한파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올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예상된다. 어제 밤까지 전국에 눈을 뿌렸던 구름대가 물러가고, 북쪽에서 이른바 ‘북극 한파’로 불리는 -45℃ 이하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밀려오겠다. 서울의 아침 기온은 -9℃까지 떨어지겠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15℃를 기록할 전망이다.
울산도 22일 -2℃로 기온이 다시 내려간 뒤, 23일엔 -7℃,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아침에는 -8℃로 한파가 절정에 달하겠다. 동해안지역으로 강풍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찬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체감 추위는 -10℃ 아래까지 떨어지겠다.
공기 중의 온도인 기온과 함께 바람, 습기, 일사량 등 다양한 기상 요인에 따라 체감온도 값이 달라지는데, 그 중에서도 바람이 강할수록 체온이 쉽게 떨어져 바람 정도에 따라 체감온도와 실제 온도와의 격차가 커진다. 바람이 강해질수록 피부의 열 손실률은 높아지고, 결국 내부체온을 떨어뜨리게 된다. 예를 들어 -10℃에서 풍속이 5㎞/h일 때 체감온도는 -13℃이지만 풍속이 30㎞/h가 되면 체감온도가 -20℃까지 떨어져 강한 추위를 느끼게 된다. 한파예보시에는 가급적 바깥 활동은 피하고, 불가피하게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내복과 목도리, 장갑, 모자 등을 활용해 보온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