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여천천 2700억 들여 대변신
악취와 침수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울산 남구 여천천이 정부의 공모 사업에 최종 선정돼 대변화의 계기를 맞게 됐다. 남구는 2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치수·친수 기능을 강화, 여천천을 도심 재생의 중심 축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남구는 여천천이 환경부의 지역 맞춤형 통합 하천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남구는 2760억원 규모의 사업 계획을 수립, 지난 7월부터 환경부 공모 사업에 도전했다. 울산시 1차 심사와 환경부 2차 심사를 거쳐 이날 최종 선정됐다. 남구는 여천천이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의 노래 속에 태화강과 함께 흐르는 ‘이수삼산’(二水三山)의 역사적 풍류 장소라는 점에 착안해 사업을 기획했다.
국가산단 인접 지역의 하천인 여천천은 산업화로 인한 오염된 하천에서 태화강에 버금가는 생태하천으로 변모했다. 또 시민들에게는 생활 속 힐링의 장소, 버스킹 등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구는 이런 장소성과 역사성, 지역 공간·사회적 기반을 융합해 여천천을 새로운 도시공간으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남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여천천 일원의 침수 문제를 해결하고 수질을 개선한다. 산책로를 중심으로 친수 공간도 조성한다. 사업 대상지는 여천동 침사지~번영로 광로교 일원 4.2㎞ 구간이다. 우선 남구는 사업 대상지 일원에 대한 하도 정비를 통해 치수 안전성을 확보한다. 또 보를 개량해 해수와 담수가 자연스레 소통하도록 해 하천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계 다양화 효과를 노린다.
친수 공간화 사업을 통해 삼산·여천매립장일원에 추진 예정인 ‘숲의 바다’와 태화강 및 장생포항을 연계하는 관광·문화벨트도 구축한다. 남구는 여천천 선착장~장생포항~고래문화마을(박물관) 관광~고래탐사~울산대교~돋질산~여천천 선착장 코스의 관광 선박 운영을 구상하고 있다.
구간별 테마도 설정했다.
상류는 기존 도심 생태하천 강화를 위한 특화 중점구역으로 설정하고 ‘물빛정원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산책로 안전 및 편의시설을 확충한다. 중류의 테마는 하천 유역 확보를 통한 친수형 특화 중점구역이다. 프라이빗한 수변 정원길과 정주형 전망·휴게 공간을 조성하는 ‘풍류정원길’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하류는 풍류 뱃길로 가는 오픈 스페이스와 체류형 복합 문화공간인 ‘풍류뱃길’이 테마다. 뱃길 선착장과 멀티플랙스, 수변 친수공간, 마리나 시설, 수문 등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남구는 여천천 하도 정비를 통해 치수 안전성이 확보, 이상 호우에 따른 재산 및 인명 피해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체류형·테마형 하천 정비사업을 시행하는데 따른 관광객 유입 효과와 지역 인프라 확충 및 구도심 재생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광 자원화와 도심 재생에 따른 공간 변화로 인한 이용객이 증가해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남구는 설계 단계부터 관계기관, 전문가 및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성해 합리적 사업 운영 및 관리 방향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남구는 사업 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하고 2023년 말까지 기본 구상을 마련한다. 이후 사업 규모가 확정되면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통해 사업을 체계화할 방침이다.
남구 관계자는 “아직 환경부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사업비가 확정되지 않았고, 울산시와 환경부의 기본 계획에 따라 추가적인 내용이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번 사업이 전국적인 단위 사업인 만큼 환경부 주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칠 경우 기존 계획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