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보내며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2022-12-26     경상일보

지난 11월21일 카타르에서 개막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29여일간의 여정 끝에 리오넬 메시의 화려한 ‘라스트 댄스’와 함께 아르헨티나가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만에 역대 3번째의 월드컵을 힘차게 들어올렸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축구상인 발롱도르 7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0회 우승 등 축구선수로서 모든 업적을 이러어낸 메시는 월드컵에서도 우승하며 마침내 마지막 퍼즐을 맞추며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GOAT)이자 축구의 신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처럼 카타르 월드컵은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하였고 이는 우리나라에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는 조별리그 H조에서 16강전 두자리의 티켓을 두고 ‘가나, 우루과이, 포르투갈’과 한판 승부를 펼쳤다.

우리나라는 강호 우루과이와 0대0 무승부했지만 가나에 2대3으로 패했다. 이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포루투갈에게 이기고 가나가 우루과이에 적은 득점으로 승리해야 16강전에 나갈 수 있게 되는 9%의 확률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대부분의 외신은 FIFA 랭킹 9위인 포르투갈과 붙게되는 대한민국의 16강 탈락을 예상하였고 대한민국 국민들도 승리를 기원하면서도 반신반의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포르투갈에게 극적인 2대1 역전승을 이뤄내었고 우루과이아 가나를 상대로 2대0으로 이겨 골득실에 앞선 우리나라가 16강 진출을 확정지으며 1993년 미국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번 도하의 기적을 일구었다. 외신들도 놀라운 결과라고 하며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을 축하하였고 로이터 통신은 한국 선수들이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한데 모여 우루과이와 가나전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SOUTH KOREA’S NERVOUS WAIT)을 ‘카타르 월드컵의 잊지 못할 10대 감동’ 중 하나로 선정하였다.

포르투갈전에서 통쾌한 승리 직후 선수들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적힌 태극기를 관중석에서 건네받아 펼쳐 든 모습이 중계되면서 위 문구는 온라인 공간에서 급속히 확산되었다. 원래 이 문구는 지난달 게임 프로팀 ‘DRX’의 리그오브레전드 우승 인터뷰에서 나온 것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던 문구였다. 약체팀 ‘DRX’가 강팀을 연달아 누르고 세계대회에서 승리한 드라마 같은 서사와 축구대표팀의 기적 같은 16강 진출이 겹쳐지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강인한 의지’를 상징하는 구호로 떠올랐다.

지난해 7월 울산 남구에서는 동네 구석구석을 잘 아는 주민들이 마을을 순찰하며 이웃을 안전하게 지키고, 주민 불편사항이나 생활 민원을 찾아 전달하는 등의 일을 맡는 자율봉사단, ‘온(溫) 동네 봉사단’이 출범했다. 온동네 봉사단은 지역에서 개별적으로 이웃에 봉사하던 주민 280여명으로 이뤄진 봉사단으로 우범지대에 벽화를 설치하는 등 환경개선과 함께 원룸 밀집지역과 빈집, 공사현장 등을 순찰하는 등 마을을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온 동네 봉사단은 생업과 별도로 하는 순수한 봉사단체라는 점에서 최근과 같이 경기가 좋지 않은 어려운 상황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아직은 출범한지 2년이 되지 않은 신생 단체라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따뜻한 공동체 정신으로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 남구의 온 동네 봉사단원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에 박수 보내고 싶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도 이제 몇 일 남지 않았다. 찬 바람을 따뜻하게 녹여줄 온(溫)면이 그리운 계절이다. 우리 온(溫)동네 봉사단의 활동도 찬 바람이 스며드는 어려운 이웃들을 따뜻하게 녹여주길 기대한다.

김소윤 울산 남구온동네봉사단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