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보는 2022- 울산 동구]노동친화도시 과제 산적 지혜 필요

2022-12-27     오상민 기자
민선 8기가 시작된 울산 동구는 2022년 7월부터 지역주민 누구나 잘 사는 동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더 잘 사는 동구’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구정운영을 시작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진보당 소속으로 지자체장을 맡은 김종훈 동구청장은 노동과 교육 등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동구의회 7명의 의원 중 과반 이상인 4명이 국민의힘 소속인만큼 김 청장의 제1호 공약·결제사항인 ‘동구노동복지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안’을 지난 정례회에서 부결되는 등 순탄치만은 않았다.



◇노동자의 도시 노동친화정책…의회 마찰

동구는 노동자의 도시라고 불릴만큼 많은 노동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5년부터 이어진 조선업 불황에 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고 동구를 떠났다. 이런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민선8기는 노동복지기금에 힘을 쏟았다.

노동복지기금은 경기침체 등에 따른 대규모 실직 발생에 대비해 최소한의 생활 안전망을 지원하고, 노동자의 긴급생활안정, 복지지원, 교육 등으로 사용할 기금이다. 동구는 4년간 매년 25억원씩 100억원의 기금을 출연하고, 지역 대기업과 노조, 울산시, 정부 등으로부터 지원받아 총 300억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9월30일 동구의회 정례회에서 의원 7명 중 국민의힘 의원 4명의 반대로 부결됐으나, 내년에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동구는 동구 및 산하기관·위탁 민간시설 등에서도 일 하는 주 근로시간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노동자 대상으로 ‘최소생활 노동시간 보장제’를 내년부터 시행한다. 이 제도는 4대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초단시간 노동자들에게 주 15시간 이상의 근무시간을 보장해 혜택을 받을 수 있게하는 사업이다. 동구는 내년 당초예산에 관련 재원을 확보해 50여명이 지원받게 된다.



◇문화·체육·복지 볼모지, 인프라 지속 추진

동구는 서부회관을 공공체육시설로 전환하기 위해 건물 소유주인 현대백화점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매입 및 소유권 이전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내년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가 하반기 중 준공할 계획으로 헬스장 등 생활체육시설이 들어선다.

동부회관은 내년 건축설계 공모 및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내후년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연말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노후화된 생활체육시설에 대한 시설개선도 추진했다. 체육진흥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받은 국비 2억7000만원과 시비 3억1500만원 등 총 9억원을 투입해 기존 4면이던 테니스장을 8면으로 확충하고 조명타워 2개도 추가로 설치했다.



◇교육 수준 개선을 위한 교육혁신지구 사업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교육발전에 힘을 모아 소통하고 협력하는 지역공동체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동구는 시교육청 지원예산 등 4억1600만원을 편성 지난 3월부터 12월까지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광장 △방학 영어캠프 △민관학 거버넌스 등을 운영해 교육 프로그램 체험을 통해 관내 교육 수준 향상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아 내년에도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꽃바위다함께돌봄센터, 큰골다함께돌봄센터에 이어 지난 10월 전하다함께돌봄센터를 개소하며 권역별로 다함께돌봄센터를 각 한개씩 조성했다. 사회복지법인 동울산새마을금고 느티나무복지재단에서 위탁 운영해 사회복지 전문자격을 갖춘 교사들이 상주해 방과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구 민선8기는 조선업 원하청간의 임금 이중구조 개선, 조선업 인력난 해소 등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다. 또 내년에 추가적으로 들어올 외국인 노동자로 인한 관내 치안문제도 관심 있게 봐야할 문제다. 행정기관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어서, 더 살기 좋은 동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동구의회와의 화합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재정자립도가 18% 수준에 그치고 있는 만큼 여러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각종 국가 공모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국·시비 확보가 필요하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