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주도권 잡기 ‘선제적 포석’ 풀이

2022-12-28     김두수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전 원내대표가 3·8 전당대회 당권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공식 출마를 선언한 배경은 초반 레이스에서 ‘좌고우면’않고 정치적 자신감에 의한 정면돌파 의지로 분석된다.

당 공식 의결기구를 통해 경선룰이 ‘100% 당심’으로 급전환된 ‘아군들만의 경쟁구도’에서 당심의 주도권을 선제적으로 잡기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여기다 여권내 ‘친윤’(친윤석열)주자로 자처하는 당권 경쟁자들이 3~4명으로 확전되는 현실에서 조기에 확정적으로 ‘윤심’을 잡으려는 고도의 계산도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김 의원이 내달 중·하순까지 7~8명의 주자 가운데 최소 ‘빅3군’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엔 이른바 ‘권부의 직간접 시그널’(실질적인 윤심)에서 한계를 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권도전의 핵심 키워드

3·9 대선 당시 원내사령탑으로 윤석열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킹메이커’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김 의원의 당권 도전 핵심 키워드는 역시 윤 정부의 성공과 2024년 4월 총선 과반확보에 있다.

기자회견문에 이어 일문일답에서도 이러한 의지가 곳곳에서 확인된다.

친윤 후보라는 사실을 분명히하는 동시에 ‘용산’으로 간접 시그널을 보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자기 측근을 챙기는 사천(私薦)을 할 이유가 없다. 총선 압승을 위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이기는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나아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저로서는”라는 부분은 당권을 잡더라도 차기 대권쪽으로 기울지 않고, 윤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로도 읽혀진다.

여기엔 당권주자 가운데 차기대권을 넘볼 수 있는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잠재적 대권주자들을 우회로 견제하는 동시에 ‘당권 = 대권의 길’에 선을 긋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향후과제

맨 먼저 당권도전에 불을 댕긴 김 의원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최대 과제는 당심과 여론추이다.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수치를 종합하면 당권주자를 대상으로 한 당심조사에서 10% 수준의 ‘중그룹’에 속한다. 이러한 여론추이를 볼때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이후 내달 초께 조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타나게 될지 주목된다. 만일 15% 수준 안팎으로 상승기류를 타게 된다면 일단 성공작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김 의원에 이어 경쟁주자들이 내년초부터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면서 초반 여론이 예측불허로 출렁일 경우엔 2단계 업그레이드를 위한 특단의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김 의원의 ‘안방’이라할 수 있는 울산을 비롯해 부산·경남 등 10만여명의 책임당원 표심을 안고 가는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PK텃밭에서 부산 출신 5선 조경태 의원도 출마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든 김 의원 중심의 단일화를 이끌어 내는 전략도 중요하다.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에 이어 ‘김·장·조’연대까지 성공하게 될 경우엔 정서적 선두그룹으로 업그레이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