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보는 2022 -(7)노동]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단체교섭 무분규 타결 성과

2022-12-29     차형석 기자
올해도 울산지역 노동계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지역의 양대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은 단체교섭을 무분규로 타결을 지으며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계속된 코로나 사태 속 침체된 지역사회와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친 화물연대의 장기 파업과 건설기계노조, 택배노조, 공공운수노조 등의 잇단 파업으로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지역 경제가 신음을 하기도 했다.

◇현대차 4년 연속…현대重 9년만에 무분규 타결

울산지역 양대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모두 올해 단체교섭을 무분규로 타결을 이뤘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7월 울산공장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내년 상반기 생산·기술직을 신규 채용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잠정합의안 마련에 성공했고, 노조는 전체 조합원 4만6413명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이 결과 투표 참여자 3만9125명 중 2만4225명(61.9%)이 찬성해 최종 가결됐다. 이로써 현대차는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현대차의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정체하고 있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 기업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가 합심해 거둔 성과이어서 더욱 의미가 컸다.

2013년 이후 해마다 파업을 하며 노사갈등이 지속되어온 현대중공업은 올해 9년만에 무쟁의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한 차례 부결된 끝에 마련한 2차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57.47%(투표자 대비)로 가결됨에 따라 2013년 이후 9년 만에 해당 연도 임단협을 파업 없이 타결 짓는데 성공했다. 노사는 또 2015년 이후 7년만에 임단협을 해를 넘기지 않고 끝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노사 모두 무쟁의·연내 타결 의지가 강했고, 김두겸 울산시장의 막후 중재 노력 등이 더해져 이 같은 결실을 맺었다.

현대미포조선도 12월말 뒤늦게 올해 임단협 교섭을 타결함에 따라 지역 대형사업장들이 분규 없이 단체교섭을 마무리했다.



◇화물연대 파업 피해 확산…대우버스 갈등 지속

안전운임제 지속 시행 등을 놓고 정부와 화물연대(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 간의 갈등과 이에 따른 화물연대의 총파업(집단 운송거부)으로 울산지역 산업계 전반에 운송 차질 등의 유무형의 피해가 발생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올해 6월8월 첫 번째 총파업에 들어갔고, 일주일 동안 파업을 지속했다. 이로 인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부품 납품 차질과 탁송차량 운행 중단, 석유화학공단 제품 출하 차질, 건설현장의 레미콘 타설 중단 등 지역 산업계 전반에 피해가 확산됐다.

국토교통부와 5차 교섭 끝에 안전운임제 연장에 합의하며 8일만에 현장에 복귀했으나, 논쟁의 불씨를 남긴 채 1차 노정 갈등은 종료가 됐다. 하지만 안전운임제의 올 연말 종료를 앞두고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의 영구화와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정부와 다시 대립했고, 11월25일 2차 총파업을 단행했다.

무려 16일간 이어진 파업으로 울산에서는 석유화학공단 출하 차질과 자동차 로드탁송, 레미콘 생산 중단 등으로 2000억원이 넘는 직접 손실이 발생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에 화물연대는 결국 백기를 들고 16일만에 현장에 복귀했으나 안전운임제는 향후에도 큰 불씨로 남았다.

경영난으로 2년 전 대량 해고를 단행하며 재기를 모색했던 자일대우상용차는 올해 결국 폐업을 하면서 갈등이 지속됐다. 대우버스는 2020년 10월 울산공장 노동자 350여명을 해고하며 갈등이 커졌고, 노사는 합의를 거쳐 지난해 6월말 공장을 재가동했으나, 1년여 만에 다시 공장이 폐쇄되면서 272명이 해고됐다. 이 해고는 지난해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 판정에 이어 올해 울산지노위에서도 재차 부당해고 판정이 났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