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내려도 주택구입부담지수 역대 최고

2023-01-03     석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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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로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최저가를 기록하는 상황에도 중위소득가구의 대출상환 부담 비율을 나타내는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리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해석된다.

2일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울산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64.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높았다.

울산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지난 2021년 4분기(61.0) 사상 처음으로 60을 돌파하면서 이전 최고치였던 2017년 2분기 기록(57.8)을 뛰어넘었다.

이어 지난해 1분기 61.5, 2분기 61.8에 이어 3분기 64.4까지 네 분기 연속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가 낮을수록 주택구입부담이 완화됨을 의미한다.

주택담보대출 상환으로 가구소득의 약 25%를 부담하면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00으로 산출된다. 울산의 중간소득 가구가 지역의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경우 소득의 16.1%가량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국의 경우 주택구입부담지수가 89.3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지난 2021년 4분기(83.5) 사상 처음으로 80을 돌파하면서 이전 최고치였던 2008년 2분기 기록(76.2)을 뛰어넘었다. 이어 지난해 1분기 84.6, 2분기 84.9에 이어 3분기 89.3까지 네 분기 연속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214.6으로, 2분기(204.0) 대비 10.6p 상승하면서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가 지역의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경우 소득의 절반이 넘는 54%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서울에 이어 세종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지난해 3분기 134.6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본격화된 주택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021년 8월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약 1년 3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3.25%로 2.75%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중평균)는 2021년 8월 2.88%에서 지난해 11월 4.74%로 1.86%p 상승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3분기 전국 중위주택가격은 전분기 대비 1.2% 하락(지수 하락요인)하고 중위가구소득은 0.2% 상승(지수 하락요인)했지만 대출금리 수준이 18.6% 상승(지수 상승요인)하면서 전국 주택가격부담지수가 4.4p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