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동구, 진출입로 개설두고 예산 힘겨루기
2023-01-03 오상민 기자
지난해 11월 준공, 운영에 들어간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는 진입도로 개설이 설계에 포함되지 않아, 건축 준공 허가를 위한 입구쪽 도로만 조성된 채 준공했다.
이와 관련 울산시는 당시 진출입로의 도로폭이 15m로 시 관리 대상 도로 폭인 20m 이상에 미치지 못해 구에서 개설 및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동구는 고늘지구 도로 자체가 구민이 아닌 지구 내 들어설 실증센터 등의 주도로 역할을 하게 된다며 구 예산 투입을 꺼리고 있다.
이와 관련 양 지자체는 동구의 재정자립도가 낮은 점과 여러 국가 인프라 시설들이 들어서는 등을 감안해 시가 도로 개설에 필요한 재원 중 일부를 지원하는 데 원칙적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고늘지구에 120억원을 투입해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 외에도 오는 5월과 11월에 각각 착공 예정된 ‘육상관제센터’와 ‘종합성능검증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와 동구 모두 올해 당초 예산에 고늘지구 도로 개설 예산을 한푼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올해 당초예산안을 마련하면서 도로 개설 지원 예산을 포함시켰으나 도로 개설이 동구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라 판단, 최종적으로 포함시키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동구 사업에 동구 예산 없이 시예산으로만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당초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동구에서 먼저 예산을 편성한다면 사업비 매칭방식으로 지원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구도 도로 개설을 위한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해 진척률이 80% 가량 되지만 시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올해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오는 3월 용역을 마무리하고 당장 토지보상에 나서야 하지만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도로개설 지연은 물론 추후 들어설 타 시설의 접근성 제한이 당분간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동구 관계자는 “실시설계가 끝나는 3월 전까지, 시와 잘 조율해서 1회 추경에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